[기자수첩] 정치권 겨누는 드루킹 특검

입력 2018-07-23 10:39 수정 2018-07-2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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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천 사회경제부 기자

쏜살같다. ‘드루킹 특검’이 수사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남은 1차 수사 기간은 한 달 남짓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눈에 띄는 실적은 나오지 않고 있다.

특검에 출석하는 피의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꾹 다문 채 도망치듯 조사실로 향한다. 아무리 질문을 던져도 고개 한 번 끄덕이는 것을 보기 어렵다. 한 소환자는 취재진이 몰린 것을 보고 다급하게 계단으로 올라가다 포기하고 승강기 버튼을 눌렀다. 승강기가 내려오는 동안 묵묵히 승강기 문을 노려보는 모습이 답답하면서도 헛웃음이 나왔다. 과연 이들이 특검에게 사실대로 털어놓고 협조할까. “처음보다 허익범 특검의 흰머리가 늘어난 것 같다”는 동료 기자의 말을 듣고 보니 허 특검 얼굴에 피로감이 묻어 있는 듯하다.

특검이 맡은 임무는 크게 댓글 조작의 실체 규명과 정치권 연루 의혹 수사 등이다. 댓글 조작은 제쳐 두더라도 정치권을 향한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특검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핵심 멤버인 도모 변호사를 구속하려 했으나 기각됐다. 그는 드루킹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관으로 추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첫 구속수사가 무산되면서 다소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특검은 김경수 경남도지사, 송인배 대통령정무비서관 등 주요 대상자 소환에도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주요 대상자의 소환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이지만, 확실한 칼을 준비해야만 한다는 것. 거론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관계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촉박한 기간 안에 이들에 대한 의혹을 특검이 속 시원히 해소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번 특검은 현 정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안을 수사해야 하는 만큼 처음부터 특검이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수사 첫날 허 특검은 “이 사건은 표적수사도 아니고, 청부수사도 아니다. 저희는 인적·물적인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의혹과 연루된 인물의 배경에 영향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드루킹과 관련된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는 것은 국민이 가장 바라는 일이다. 특검이 끝나고 국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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