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을 높이기 보육·가족 및 여성, 교육비 지원보다 기초생활 보장, 주택, 보건의료 등에 대한 사회복지지출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성의 고용률 증가는 출산과 육아에 대한 기회비용을 높여 출산을 기피하게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5일 공개한 '사회복지지출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8~2016년 시도별 지방정부 사회복지지출액과 시도별 합계출산율을 분석한 결과 기초생활보장, 주택, 보건의료에 대한 사회복지 지출은 출산율 상승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국민 1인당 사회복지지출이 10만원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기초생활보장에 지출시 출산율은 0.054명, 주택부문 지출시 0.064명, 보건의료 지출시 0.059명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경연 관계자는 "기초생활보장에 대한 지출은 빈곤층의 출산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며 "보건의료 지출은 임신·출산에 대한 의료지원, 국민건강 증진 등을 통해 출산율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지원은 출산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으나 혼인율을 증가시키고 이에 따른 출산율 상승을 가져오는 간접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통상 출산율 제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지는 보육·가족·여성·유아 및 교육분야에 대한 사회복지지출은 출산율 상승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남성의 고용률 증대는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반면, 여성의 고용률 증가는 오히려 출산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남성 고용률 증대는 가정의 소득증대와 출산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 출산율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여성 고용률 증가는 출산과 육아에 대한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게 한다"며 "결과적으로 출산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보고서에는 앞으로 사회복지지출을 일방적으로 확대하기 보다 저출산 제고 등 효과성을 중심으로 개편하는 게 중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위해 규제 완화, 고용보호 완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정책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진성 한경연 국가비전연구실 실장은 "보육이나 가족, 유아교육에 대한 지원 등이 실질적으로 출산율 제고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근로시간의 유연화, 워킹맘에 대한 선택적 시간제 확대 등 고용 유연화 정책을 통해 출산율 저하를 방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