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청 인근 주점 ‘쌍쌍호프’에서 가진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과 청년 구직자, 편의점ㆍ음식점ㆍ서점 업주, 아파트 근로자, 중소기업 사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깜짝 간담회 후 문 대통령은 즉석에서 호프집에 들어온 일반 시민과도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개혁과 관련해 “한 가지 개혁과제를 추진하고, 그게 안착되면 또 다른 개혁과제가 생기는 단계를 밟아 가면 좋은데, 계획이란 게 그렇게 되지 않고 동시다발로 일어나 다중이 되는 상황이다”고 밝히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광천 중소기업 사장은 문 대통령에게 “최저임금 목표인 ‘1만 원 이후 어떻게 할 거냐’ 그런 중장기적 시야도 필요해 보인다”며 “업종과 지역마다 다르고, 4인 가족이 월 400만 원 가지고 서울에서 살기 힘들지만 지방은 아닐 수도 있다”고 건의했다. 또 정 사장은 “52시간 근로제의 단축 부분도 계절적 상황이 크다”며 “사실 대기업은 연중기획을 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분량을 받아야지 그때 바삐 움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문제에서 물가가 서울과 지역이 다르고, 지역별·업종별로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고용 규모도 다를 수 있다”며 “최저임금 제도에서 임금을 제대로 못 받는 분들을 위해 만들어진 게 최저임금인데, 직종에 차별을 가하면 취지에 맞지 않기에 쉬운 문제는 아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런 논의를 많이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노동자에게도 일자리 안정자금뿐 아니라 고용시장에서 밀려나는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책이 연결되면 그나마 개혁을 감당하기 쉬울 텐데 정부가 주도해서 할 수 있는 과제는 속도감 있게 할 수 있지만, 국회 입법을 펼쳐야 하는 과제들은 시차 때문에 늦어진다”며 “국회에서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음식점 업주는 “정부가 정책을 세울 때 생업과 사업을 구분해 주셨으면 한다”며 “최저임금 근로자만도 못한 실적이라, 될 수 있으면 종업원을 안 쓰고 가족끼리 하려고 해 사실상 일자리 창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 청년 구직자는 “취업성공패키지 정책의 도움을 받는 데도 취업 준비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현재 경제 문제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다는 뜻을 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