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연 우리은행 국내부문장 및 개인그룹 부행장(사진)은 최근 기자와 만나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산업 구조의 ‘허리’다. 여기가 무너지면 대기업, 소상기업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 부행장은 우리나라 산업의 버팀목인 중소기업의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이 중소기업이 허리 단계에서 강하게 성장하도록 도와주려는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며 “아직 (수익성에서) 리스크가 있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부터 중소기업에 은행이 직접 투자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을 추진 중인 기업에 여신 중심의 지원에서 벗어나 직접투자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 부행장은 실제 현장에서 중소기업 종사자들이 대출보다는 투자를 원한다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은행 대출은 금용비용이 생기지만 투자를 받으면 안정적인 조달이 가능하다”며 “은행들이 펀딩을 제외하고 직접 투자한 경우는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했다”고 말했다.
올 6월부터 국내부문장 자리를 대행하고 있는 이 부행장은 우리은행 내에서 중소기업 전문가로 통한다. 2003년부터 3년간 중소기업전략팀에서 부장으로 근무했던 경험을 인정받아 중소기업그룹 상무와 부행장 자리를 거쳤다. 행원 시절에는 영업점과 여신심사부를 거치면서 현장 목소리를 들어왔다. 그는 “중소기업은 예전부터 힘들지 않았던 적이 없었고 늘 힘들었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은행 ‘이자 장사’행태도 꼬집었다. 대출처럼 쉬운 영업이 아니라 투자 등 은행이 잘 할 수 있는 영업을 통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부행장은 “은행의 ‘헤엄치기’ 영업은 지났다”면서 “인터넷은행 등이 은행영업에 침범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이런 전략으로 영업할 수 있겠냐”고 일갈했다. 그는 “새로운 시대가 오면 미리 준비하고 시행착오를 거쳐서 학습효과를 가지지 않으면 은행도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은 예전에는 제조업, 구매업이 많았는데 지금은 1인 창업기업이 많은데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이들이 자금을 얻는 창구는 기껏해야 아버지 돈이나 친구 돈이다. 그걸 은행에서 도와주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근 젊은 사람들의 능력은 IT 기술에 달려 있다”며 “그런 사람들이 회사를 키워서 가는데, 이곳에 우리은행이 자금을 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