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공간으로 세상을 연결하는 해운업과 지리학

입력 2018-08-27 10:3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희수 현대상선 대외협력실 사원

▲현대상선 대외협력실 김희수 사원
▲현대상선 대외협력실 김희수 사원
남극 연구원이 되고 싶어 지리학과에 진학했을 때만 하더라도 해운업에 몸담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입사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해운업과 지리학은 닮은 점이 많다. 우선 해운업과 지리학은 ‘공간’을 다룬다. 지리학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관심을 갖는 학문으로, 동(洞)보다 작은 단위부터 국가를 넘어 지구 전체까지의 공간적인 범위를 다룬다. 해운업 역시 어떤 컨테이너 공간을 제공할 것인지, 배의 어느 곳에 화물을 실을 것인지부터 강과 바다를 따라 어느 도시와 국가를 연결할 것인지 고민한다. 공간을 옮기는 동시에 공간을 잇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해운업과 지리학 모두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분야다. 도로 이정표에 적힌 지명, 길을 찾을 때 열어보는 내비게이션의 지도, 태풍이 어떤 경로로 우리에게 올지 예측하는 것 모두 지리학이다. 해운업도 마찬가지다. 1인 가구에 유행인 DIY 수입 가구, 천연 버터로 인기몰이 중인 아보카도, 흔히 마시는 팩에 담긴 오렌지 주스와 유명 SPA 브랜드 의류까지, 대부분의 재화가 여러 국가에서 선박을 타고 우리의 일상에 온 것이다.

2017년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63.8%로 상당히 높고, 수출입화물의 99.7%가 해상 운송으로 이동한다. 2016년 전 세계 해상물동량은 약 111억 톤으로 이 수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물자와 자원이 선박을 통해 국가의 경계를 넘어 이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신입 연수를 받으며 부산컨테이너터미널에 처음 방문해서 어마어마하게 쌓여 있는 컨테이너들과 쉴 틈 없이 컨테이너를 선박에서 하역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 웅장한 규모에 압도당했다. 처음으로 승선해 선장, 항해사, 기관사분들을 만나며 자신들의 업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고, 그들과 함께 해운업을 이끄는 일원이 되었다는 소속감을 피부로 느꼈다. 그 순간들마다 쌓아온 자부심으로 국적선사의 직원으로서 대한민국 해운업 재건의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성심당 빵, 앞으로도 대전역서 구입 가능…입점업체로 재선정
  • 이번엔 ‘딥페이크’까지…더 뜨거워진 미스코리아 폐지 목소리 [해시태그]
  • '흑백요리사' 백수저X흑수저 식당 어디일까?…한눈에 보는 위치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단독 네이버, ‘AI 헬스 비서’ 첫발 뗐다…예상 질병에 병원도 찾아준다
  • 주말 최대 100㎜ ‘강수’…국군의 날부터 기온 ‘뚝’ 떨어진다
  • 태영건설, 자본잠식 해소…재감사 의견 '적정', 주식 거래 재개되나
  • 삼성전자, '갤럭시 S24 FE' 공개…내달 순차 출시
  • 홍명보 감독, 내주 두 번째 명단 발표서 '부상 우려' 손흥민 포함할까
  • 오늘의 상승종목

  • 09.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6,980,000
    • +0.84%
    • 이더리움
    • 3,538,000
    • +0.94%
    • 비트코인 캐시
    • 463,800
    • -2.52%
    • 리플
    • 775
    • -0.51%
    • 솔라나
    • 206,800
    • -1.05%
    • 에이다
    • 525
    • -3.67%
    • 이오스
    • 712
    • -0.84%
    • 트론
    • 205
    • +0.49%
    • 스텔라루멘
    • 130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68,650
    • -1.72%
    • 체인링크
    • 16,640
    • -1.3%
    • 샌드박스
    • 390
    • -0.7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