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은 아트(Art)라는 측면과 함께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가 데이터 디펜던트를 강조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우선 이주열 한은 총재가 8월 금통위에서 보인 자신감 상실은 아트 차원에서 금리인상 의지가 상당부문 꺾였음을 확인해 준 사건이다. 물론 두 번 연속 인상 소수의견을 낸 이일형 위원은 그 뜻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말이다. 데이터 디펜던트 역시 현시점에서는 역설적이게도 한은 통화정책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는 ‘신중’이란 단어를 세 번이나 언급했다. “면밀히 점검해서 정책 운용하는데 신중을 기해 나갈 생각”, “연초부터의 이런 불확실성의 전개방향을 좀 더 지켜보고 나오는 데이터를 다시 한 번 살펴봐서 신중히 해 갈 수밖에 없었다는 상황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소위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을 곧바로 판단하기에는 아직은 좀 더 신중히 짚어봐야 되겠다는 생각”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같은 신중이란 언급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는 단 한 번도 없던 단어다.
이같은 분위기라면 정부가 고용 개선 등에 총력을 쏟는 상황과 맞물려 금리인상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설령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이어가고 인플레이션이 한은 물가안정목표치에 근접하더라도 말이다.
이 지수와 통화정책과의 관계를 보면 기준값 100 이상에서는 인상이, 이하에서는 인하가 이뤄져 왔었다. 매월 값이 수정되는 이 수치는 지난해 11월 발표 당시에는 100.2를 기록해 2012년 3월(100.3) 이후 5년8개월만에 처음으로 기준치 100을 넘겼다. 금리인상의 마지막 퍼즐이 된 것이다.
한편 이 지수의 속성은 하락분만큼 회복하려면 또 그만큼의 시일이 걸려야 한다는 것이다. 9월중 수치가 반등한다 해도 기준값 100 언저리까지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하락기간인 9개월은 걸릴 수 있다는 말이다.
10월 수정경제전망에서 물가와 고용지표는 물론 성장률 등 주요지표가 하향조정될 것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물가의 하향조정은 뼈아프다. 결국 올해 소비자물가는 1%대 중반에,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근원인플레는 1%대 초반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표의 하향조정과 금리인상은 아무래도 어색한 조합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