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7일 개최한 ‘2018 통화정책 워크숍’에서 한은은 ‘최근의 통화정책 여건 변화와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전미경제조사국(NBER) 워킹페이퍼에서 2018년 코빈(Coibion) 등이 발표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중심으로 서술한다고 전제한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중앙은행들은 정책결정문 작성 및 공표, 기자간담회 개최 등 정책 내용을 상세히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지만 이런 단순내용전달 커뮤니케이션이 가계와 기업들로부터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기대인플레이션에도 변화를 주지 못하는 소위 ‘무관심의 장막’이 형성됐다고 봤다.
무관심의 장막 원인으로는 우선 장기간 저물가가 지속되면서 물가 변동에 대한 가계와 기업의 관심이 떨어진데다 미디어 환경 변화 등에 따른 정보 노출의 한계가 있다고 봤다. 즉 기존 언론에 대한 신뢰와 관심이 악화하면서 뉴스 보도가 경제주체들에게 노출되는 빈도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중앙은행이 제공하는 정보가 복잡하고 어려운 점도 경제주체의 소비 및 투자 관련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기 힘든 구조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이 가계와 기업의 기대관리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단순 메시지 사용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선별 △메시지의 반복 전달 △대상에 대한 직접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중 단순 메시지 사용은 이미 일부 중앙은행이 도입하고 있는 제도다. 영란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경제이해도에 따라 3단계로 구분해 인플레이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도 정기보고서에 다층적 표현 도입을 준비 중이다.
반면 메시지 선별 문제는 자칫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보인다. 보고서에서 실제사례라고 소개한 이탈리아 기업 대상 실험을 보면 기대인플레이션이 1.5%인 기업에게 ‘현재 물가상승률이 1%’라는 정보를 제공한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했지만, ‘목표 인플레이션이 2%’라는 정보를 제공한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코빈 보고서를 소개한 것일 뿐 한은의 주장은 아니다”면서도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내부적으로 연구하고 있고 토론해 보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해부족이 신뢰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들의 이해도를 높여 중앙은행 신뢰도를 올리려 노력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통화정책 워크숍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점에서 개최됐으며, 전국 거시·금융 담당 대학 교수 25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