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체결국과의 교역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특혜관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국산 농산물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시장도 확대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특혜관세를 통해 농업 분야에서 50억 원 이상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추산한다. 따라서 특혜관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홍보를 강화하는 등 정책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산 농산물의 FTA 특혜관세 활용률은 46.4%다. 같은 기간 FTA 체결국에서 들여오는 수입 농산물의 특혜관세 활용률은 80.3%로 국산 농축산물보다 훨씬 높다.
특히 호주(93.9%)와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89.4%), 베트남(88.2%)의 활용률은 국산 농산물의 두 배 가까이 높다. 중국(76.8%)과 미국(70.6%) 역시 FTA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점차 악화하는 농업 부문 무역수지를 개선하려면 특혜관세 활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과제는 농가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농가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니 참여율이 저조하다”고 지적한다. 특혜관세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는 단기간에 체감할 수 없는 데다 원산지 증빙 등 관련 절차가 복잡하다 보니 FTA 활용에 소극적이라는 설명이다.
한 수출 농가는 “관세 문제는 현지 수입업체가 알아서 해서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수출업체 관계자도 “FTA 관세 혜택을 활용하려고 해도 관련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다. 복잡한 절차를 밟을 바엔 관세를 물겠다는 업체가 많다”고 전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관세청 등 관련 부처가 관세 컨설팅, 증빙 서류 작성 대행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특혜관세 활용률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정책 지원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되고 지원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의 ‘FTA 특혜관세 활용지원 사업’은 지난해 지원 대상이 30개 업체·단체에 불과했다.
인력 유출이 잦고 영세 업체가 많은 국내 농업계 상황도 정책 효과를 떨어뜨리고 활용률을 낮추는 요인이다. 농가나 수출 업체가 통관 관련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 농산물 수출기관 관계자는 “이쪽에서는 2년 이상 근무하는 사람이 드물다. 열심히 가르쳐서 수출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게 하면 이직을 한다”고 호소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도 “지원을 통해 FTA 참여 여건을 갖춰 놓으면 담당자가 금세 바뀌니 적극적인 활용을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FTA 특혜관세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고, 홍보와 컨설팅을 강화해 농가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