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불확실성 확대 국면에서는?

입력 2018-10-3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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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10월 26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이 작년 말 대비 각각 17.9%, 17.0% 하락했다. 2017년 1월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하락 폭이 커지면서 코스피지수는 12개월 선행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8.2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4배로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

이는 미중 무역 분쟁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따른 투자 심리 악화,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소식 등이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장기간 상승세가 지속했던 미국 주식시장이 조정받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요인들을 보면 단시일 내에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미중 간 무역 분쟁이 발생했던 초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적정한 선에서 합의될 것으로 봤다. 무역 분쟁의 결과는 양패 구상(兩敗俱傷)이 될 가능성이 크고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제기한 문제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양국 간 무역 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양국 간 협상이 급진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11월 말 열리는 G20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기로 한 것이 현재 파악되는 가장 이른 공식적 협상 가능 시점이다.

미중 무역 분쟁이 해소되지 못함에 따라 미국 기업 실적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이로 인해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미국 주식시장도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주가 수준을 2018년 연중 최저치와 2016년 1월 중국 위기설이 대두되었을 때를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추가 하락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글로벌 유동성 축소는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에서 비롯된 것이고 금리 인상이 올해 12월을 포함해 내년까지 네 번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금융안정을 이유로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국 경제 상황도 올해보다 내년이 둔화할 것이라는 점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한국 기업의 이익 증가율도 내년에는 올해에 비해 둔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들 요인 중에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유동성 문제, 한국 경제의 성장률 및 기업 이익 증가율 예상치 등은 구체적인 숫자가 제시되고, 이에 따른 가치 평가를 해볼 수 있겠다. 하지만 미중 무역 분쟁과 이에 따른 영향은 구체적으로 전망하기 어려운 요인이다. 이처럼 예상하기 어려운 변수가 발생하였다는 점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기업 실적 발표 내용이 양호하고 내년 전망도 급격하게 하향되지 않는 것에 비해서는 주가 하락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에 대한 반등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는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확대된 국면에서는 지수보다는 업종이나 기업에 주목하는, 기본에 충실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투자의 기본은 좋은 기업을 낮은 가격에 사는 것이다. 좋은 기업은 시장 지배력을 갖고 견조한 이익 성장이 가능한 기업이다. 시장 전체가 하락할 경우에는 좋은 기업 주가도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이때를 좋은 기업을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분산 투자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국내 주식도 글로벌 주식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성장하는 국가의 주요 업종이나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주식시장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 글로벌 분산 투자를 하기에도 좋은 기회이다.

마지막으로는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세상을 바꾸는 기업, 기술 등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특히 새로운 기술이 기존의 기업이나 산업과 결합되는 점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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