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내지 짧게는 2016년부터 이어온 원화절상 기조에 변화조짐이 보인다. 경기, 환율, 관리물가 등이 그간 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해 왔는데 그 중 하나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열린 금통위에서도 이같은 주장을 펼친바 있다. 전날(6일) 공개된 10월18일 개최 금통위 의사록에서 임지원 추정 위원은 “지난 수년 간 물가상승 흐름을 제한해 왔던 요인들이 점차 후퇴하고 있음을 고려해 볼 때 물가상승압력은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주요국을 중심으로 글로벌물가 추이가 확대국면에 진입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수입물가 등과 같은 공급측 요인들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었다.
그는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물가는 여러 생산 및 유통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며 “글로벌 물가 흐름이 수입을 통해 국내물가에 영향을 주는 데 있어 중요한 통로가 되는 가격변수가 바로 환율”이라며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선진국보다 신흥국이 더 크고 시차도 한 달에서 석 달로 짧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원화환율 예측에 영향을 미쳤던 거시변수로 △경상수지와 △내외금리차 △성장전망을 꼽으면서도 원화가치와 글로벌 경기는 전반적으로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다고 본 반면, 내외금리차와 경상수지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기상황이 악화되거나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이 긴축으로 전환되는 특정 상황에서 선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최근 미국 연준(Fed)이 금리인상을 가속화하면서 내외금리차가 확대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상황 악화와는 거리가 있어 원화환율은 물론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임 위원은 “미 금리인상이 어떤 요인에 의해 이뤄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경기가 좋기 때문이라면 세계경제에 부정적이지 않다. 원화환율에도 영향이 없을 것이다. 반면 성장이 아니라 물가에 떠밀려 인상에 나선다면 세계경기와 금융시장 반응도 더 커지면서 잠재적 불안요인이 누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원화가 그간 국제금융시장에서 위상이 많이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신용리스크가 있는 상품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 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2~3년후부터 원화를 EM통화(이머징통화·신흥국통화)로 불리는데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시장참가자들이 있었다”며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약화할 때 가격이 상승(절상)하는 대표적 통화 중 하나인 경기순행적통화 내지 트레이드통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좀 더 자본시장이 활성화하고 발전이 이뤄진다면 10년후 원화는 다른 요인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달러는 기축통화로 유로화는 달러화 대체통화로, 엔화는 경기역행적통화 내지 펀딩통화로 불리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