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특위 시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더라도 성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 특위 대부분 여야가 타협이 쉽지 않은 쟁점을 다루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입법권도 없어 입법으로 이어지기 힘든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
정개특위는 최우선 과제인 선거제 개편의 중요한 변수인 국회의원 수 증가에 대해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난처해졌다.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만 19세 이상 502명을 대상으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물은 결과(tbs 의뢰,조사실시 7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에 따르면 국회의원 수 증가에 대해 찬반을 묻는 질문에 반대가 59.9%였으며, 찬성은 34.1%에 그쳤다. 여야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국민 여론에 기대어 선거제 개편을 추진하려 했던 소수정당도 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개특위도 순항할지 미지수다. 당장 연내 성과를 내기엔 물리적 기한이 짧을 뿐 아니라, 야당이 ‘경제 실정 공세’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어 여야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개특위의 최대쟁점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여부는 20대 전반기에도 여야 간 첨예한 대립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만큼 민주당에선 유연성을 발휘해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그간 공수처와 관련해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금태섭 의원을 아예 사개특위에서 제외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대변한다. 상반기 여당 간사였던 금 의원은 당초 하반기에도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당 지부도부의 지침에 따라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설치에 속도를 내달라는 청와대 요청에 따라 내부 정리를 했다는 게 중론이다.
남북경제협력특위는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특위다. 하지만 당장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데다 보수 야당에서 내년 남북경협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한국당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초당적 협력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에너지특위에서는 탈원전 등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과 전기요금 등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4차산업혁명특위는 전반기 국회에서 채택한 4차산업혁명 선도 조치 보고서를 넘어서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대 국회 후반기부터 비상설특위로 전환된 윤리특위는 그동안 ‘제 식구 감싸기’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지만 전망은 어둡다. 전반기 국회에서 윤리특위에 올라온 징계안은 총 18건이지만, 단 한 건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또 9월에는 민주당이 심재철 한국당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여야의 고질적인 제 식구 감싸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