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근거인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이 13일 재가동되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 막이 오를 전망이다. 특히 최근 위기를 겪는 자동차 부품사들이 워크아웃이나 법원 회생절차 대상에 다수 포함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중소기업 신용평가 결과를 이달 안에 끝내고 내달 초 발표할 계획이다. 채권은행은 신용공여액 500억 원 미만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신용위험을 평가하고 있다. 정상기업(A등급)부터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기업(D등급)까지 총 4개 등급으로 나눠 평가한 뒤 워크아웃이나 법원 회생절차를 진행할 기업을 고르는 과정이다.
주요 관심사는 자동차 부품사들이 다수 워크아웃 대상이 될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이 어려워져 이 분야 중소·중견 기업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아닌 자동차 부품사 100곳 가운데 31곳이 상반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이미 채권은행에 자동차 부품업종 등 18개 취약업종에 대해 올해 매출액과 사업위험 등을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평가는 최근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우려에서다. 한 채권은행의 신용평가 담당 임원은 “현재 평가로는 1년 정도 시간차가 발생하니까 (금감원이) 제도적으로 보완하라고 했다”며 “특정 업종이 아닌 전 산업 부문을 보고 있다”고 했다. 구조조정 대상 자동차 부품사는 2016년 5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6곳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8월 진행한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도 내달 공개한다. 당시 기촉법이 만료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못했다. 그동안 채권은행 간 협약으로 진행하던 기업 구조조정 절차는 워크아웃 절차로 바뀐다.
금감원은 또 채권은행과 기업구조조정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내달 말까지 운영한다. 채권은행 한 임원은 “경기가 안 좋아 기업 부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인프라를 만들라는 것”이라며 “자원을 제대로 배분해 옥석을 가리라는 것”이라고 했다. 2일 오승원 부원장보 주재로 은행 부행장들과 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을 논의했다.
한편 기촉법 부대의견에 따라 지난달 꾸리기로 했던 금융위 주도의 구조조정 TF는 미뤄진 상태다. 국회는 20대 국회 임기 내에 기업구조조정제도 성과와 효용을 평가하고 법원과 구조조정 기관, 전문가 등 의견을 듣도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TF에 참여할 인사를 구성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