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개설된 한국거래소 장외시장 스타트업마켓(KSM)이 2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저조한 이용률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스타트업마켓에 등록한 기업은 총 95개로, 크라우드펀딩 기업(불특정 다수의 개인에게 투자금을 받는 소규모 기업)이 절반 이상(53곳)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 최근 한 달간 거래가 성사된 기업이 4곳에 불과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타트업마켓은 한국거래소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및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11월 14일 개설한 장외시장이다.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코넥스, 코스닥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주로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기업이나 정책금융기관,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추천을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2주년을 맞은 현재 이용률이 심각한 상황이다. 하루에 매매가 한 건도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20거래일 중 8일이다. 올해 한 번이라도 거래가 성사된 곳은 12곳에 불과했다. 최근 한 달 기준 거래가 성사된 기업은 4곳으로 거래대금은 6905만 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수제자동차 기업 모헤닉게라지스의 거래대금(6306만 원)이 91%를 차지했다. 스타트업마켓을 사실상 한 종목이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모헤닉게라지스가 K-OTC(장외주식시장) 이전을 결정하면서 시장은 더 침체될 위기를 맞았다.
참여 증권사의 부진과 거래가격을 매수자와 매도자가 일대일로 협상해야 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스타트업마켓 전용 계좌를 지원하는 증권사는 DB금융투자, 코리아에셋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등 9개 중소형 증권사뿐이다. 또 거래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량과 가격을 직접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개설 목적을 고려해야 하는데, 창업 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매매를 하는 것보다는 매매 기회를 제공하고 지원하자는 취지”라며 “스타트업 기업 자체가 규모가 작고 주식도 분산돼 있지 않기 때문에 유통할 만한 요인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소 예산을 투입해 외부 멘토링, 홍보 등을 지원하고 있는데 스타트업마켓은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며 “수익을 추구하는 증권사들이 기업을 지원하는 시장에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 부분은 아쉽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