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근로제 확대에 합의한 여야가 단위기간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3개월로 돼 있는 단위기간을 최대 6개월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반면 야당은 최대 12개월로 늘리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단위기간을 최장 6개월로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홍 원내대표는 12일 취임 6개월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게 가장 가능성 있다”면서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1년은 너무 길다”고 말했다. 전통적 지지 기반인 노동계가 반발하는 상황에서 1년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아이스크림 공장은 여름에 더 일을 해야 하고 영화는 1년 동안 계속 촬영하는 것이 아니기에 이런 곳들에 대해 탄력근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제1야당인 한국당은 경제계가 주장하는 최대 12개월 연장안을 냈다. 김학용·추경호·신보라·송희경 의원이 각각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모두 최대 12개월로 기간을 연장한 내용을 담고 있다. 회사 운영 계획이 1년 단위로 이뤄진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당 관계자는 “회사 운영과 계획은 1년 단위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계절·기간별 수요 등이 다른 건설·화학·식품업계 등은 근로시간 단축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계는 국회가 사용자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이 확대되면 임금이 줄고 노동시간이 는다는 것이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이 6개월(26주)로 늘어날 경우 13주는 주 64시간, 13주는 주 40시간씩 일하는 게 가능해져 정부의 과로사 판단 기준인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주당 평균 60시간을 초과했을 경우’를 훌쩍 넘길 수 있다. 탄력근로제로 비수기에 줄인 노동시간을 성수기에 쓰도록 해 무급으로 초과노동을 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정의당은 13일 국회에서 ‘탄력적 근로시간 단위기간 확대에 따른 피해사례 간담회’를 열고 “과로사회에서 벗어나겠다는 정부가 안타깝게도 사용자들의 부당한 요구에 맞장구를 치고 있다”면서 “탄력근로 시 휴일근로를 금지하거나 노동부 과로사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