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가능소득 보다 더 늘고 있는 가계부채와 12월 인상 가능성이 높은 연준 통화정책 스탠스를 의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와 여당 인사들이 집값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에 나서줄 것을 주문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3분기(7~9월) 중 가계신용은 1514조4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5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85.9%(추정치)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풀 꺾였다곤 하지만 전년동기대비 6.7%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명목 처분가능소득 증가율(4.5%, 2017년 기준)을 웃돌고 있는 중이다.
시장 저변에서 이달 인상을 예상하고 있는 것도 실제 인상을 뒷받침한 요인이 되겠다. 윤면식 부총재 추정 위원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시장의 기준금리 기대에 있어 인상시기에 대한 의견이 분산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시급히 인상할 사유는 크지 않다”며 “조금만 더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투데이가 25일 채권 전문가 1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2명이 인상을 예상했다. 또 금융투자협회 설문조사에서도 79%가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이 조사는 16일부터 21일까지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자는 100명이었다.
12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한은과 연준간 기준금리 역전폭은 100bp까지 벌어진다. 내외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을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계속 사인을 줬다. 금융불균형과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의식한 때문”이라며 “내년에도 연준 정책 스탠스를 보며 따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0bp 격차는 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가 한은 물가안정목표치인 2%에 도달한 것도 인상 근거로 꼽았다. 실제 10월 소비자물가(CPI)는 전년동월비 2.0%로 작년 9월(2.1%) 이후 1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까지 금리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많이 줬다. 인플레이션도 2%가 됐고 인플레 기대도 2%를 넘어섰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가계부채 증가세를 봤을 때 올릴 필요성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내년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 교수는 “연준이 어느 정도 속도로 인상하는지와 국내 경기 추이를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으로서는 (인상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