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 중에서 인간에게 가장 친근하게 접목된 부분이 화장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크게 신경 쓰는 것이 주름살인데 고대로부터 가장 많이 사용된 방법은 피부 밖에서 인위적으로 잡아당겨 주름살을 펴는 것이다. 그러나 피부를 인위적으로 잡아당겨야 하므로 많은 부작용이 따른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피부 속으로 세포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물질을 넣어 산화된 피부조직을 마치 젊은 사람들의 피부처럼 만드는 데 열중한다. 나노 구조체로 화장품을 만들면 주름살을 제거하거나 노화 방지 기능을 하는 생리활성 물질과 쉽게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나노 구조체가 피부 세포의 간격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피부에 쉽게 흡수된다.
과학자들이 피부 진피층까지 유효 성분을 흡수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는데 바로 나노기술(NT)과 바이오기술(BT)의 융합이다. 최근엔 100나노 이하의 나노입자도 개발되었다. 화장품의 유효성분을 나노 크기의 극미세 입자 또는 나노 크기의 캡슐로 만들어 피부 깊숙이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 화장품으로 주름살을 펴는 것이 허언은 아니다.
프랑스 국립과학기술연구원(CNRS) 박물관보존연구센터의 필립 월터(Philippe Walter) 박사는 4000년 전부터 이집트에서 사용된 머리 염색약을 분석한 끝에 나노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화장품이라고 발표했다. 고대인들은 물, 여러 가지 크림, 오일로 된 천연재료를 혼합하여 화장품을 만들었으며 그리스·로마시대에 사용된 머리 염색약에는 헤나(Henna)라는 풀에서 얻은 액을 추출해서 사용했다고 알려졌는데 이집트의 화장품은 이보다 높은 기술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의 화장품 제조기술자, 소위 화학자들은 눈썹 화장과 검은 머리 염색에 PbS(방연광), 파운데이션으로는 탄산연과 같은 천연재료를 사용하여 화장품을 만들었다. 월터 박사가 분석한 이집트의 화장품은 흰 머리와 갈색을 검은 머리로 염색하는 용도이며 PbS를 주재료로 했는데 이 화장품들이 놀랍게도 나노의 크기를 갖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PbS의 성분 중 납은 머리칼에 작용하고 S는 두피에 있는 아미노산과 작용하여 염색 효과를 높인다.
물론 학자들이 이집트의 마지막 여왕 클레오파트라 7세가 사용한 화장품 실물을 찾아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클레오파트라 7세 시대의 화장품 유물을 측정했더니 이 역시 나노 화장품이었다. 클레오파트라 여왕도 이들 나노 화장품을 사용했을 것임은 물론이다.
학자들이 클레오파트라가 사용했을 화장품에 주목하는 것은 이집트인들이 어떤 방법으로 나노 화장품을 만들 수 있었느냐이다. 과학 기술이 현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음에도 이집트인들이 현대와 같이 나노 화장품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든 나노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나노 화장픔을 만들 때 사용한 방법만 알 수 있다면 저렴하고 효율이 좋은 나노 화장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기의 미녀라 알려진 클레오파트라가 사용하던 화장품을 값싸게 현대인들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