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은이 발간하는 월간지 ‘한은소식 12월호’에 따르면 한은소식 편집실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 엄성민씨를 서면 인터뷰해 기획기사로 실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영화를 본 소감을 먼저 밝히며 “예상했던 대로 영화는 불편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시현 팀장의 오그라드는 활약상 때문이 아니라 기업들의 줄도산, 넘쳐나는 실업자, 연일 피말리던 외환사정 등 영화 속 갑수(허준호 분)가 처한 상황과 윤정학(유아인 분)의 시선, 그리고 정신없이 일하던 한은 직원들의 분투, 물론 담당 공무원들은 더했을 것 같다는 사족을 붙였지만 당시의 끔찍한 기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할 만큼 실감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영화 속 정학의 말처럼 영화에서 정부(재정국 차관·조우진 분)는 무모함과 아집을 넘어 교활하기까지 했으며 한은(한은 총장·권해효 분)은 공허하고 무기력한 조직으로 묘사되고 있다며, 수많은 국민들이 짐작하기조차 어려운 극심한 고통을 겪었고 그 후유증이 지금은 사라졌다고 말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그렇지 않았소’라고 항변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전했다.
다만 영화 제작사에 부탁하고 싶다며 속내도 드러냈다. 잠깐 출현으로 존재감을 한껏 과시한 이아람(한지민 분)을 정부소속 ‘슈퍼맨’으로 삼아 속편을 만들어 달라고 밝힌 것. 아울러 중앙은행의 대표성을 김혜수에 빼앗긴 권해효의 위상도 되찾아 달라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와 한은의 역할을 두고 팩트체크를 한 기사와 기획재정부에서 불편해하고 있다는 기사 등 영화 관련 기사가 쏟아지는데 따른 불편함이 묻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영화는 기획재정부를 악의 축으로, 한은 총재(영화에서는 총장으로 묘사)를 담배만 피워대는 무기력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건물 내부는 아니었지만 한은을 영화 배경으로 내주는 것도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었다. 한시현 팀장도 가상의 인물로 소속만 한은일뿐 실제 한은이 아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