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가 3일(현지시간) 10% 가까이 폭락해 6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나타내면서 애플은 시총 기준 세계 4위 업체로 밀려났다고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애플 시총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6747억 달러(약 759조7122억 원)로, 7000억 달러를 밑돌았다. 이에 애플은 시총 순위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닷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에 이어 세계 4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1조1000억 달러로 고점이었을 당시와 비교하면 무려 4500억 달러 시총이 증발했다. 이는 3개월 만에 페이스북과 맞먹는 시총이 사라진 것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이례적으로 강한 실적 부진 경고를 내보내면서 투자자들을 혼돈에 빠뜨렸다.
애플은 2019 회계연도 1분기(작년 10~12월) 매출이 840억 달러(약 94조7100억 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앞서 애플이 지난해 11월 제시한 전망치 890억~930억 달러에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애플이 실적 전망을 낮춘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다.
쿡 CEO는 경기둔화에 따른 중국 판매 부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악영향, 아이폰 배터리 교체 프로그램에 따른 새 아이폰 구매 수요 감소 등을 매출 전망 하향 조정 이유로 꼽았다. 이는 지난해 말 애플 공급업체들로부터 전해진 아이폰 수요 둔화 소식을 공식 확인시킨 셈이다.
애플 쇼크에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도 직격탄을 맞았다. CNN방송은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이날 애플 주가 폭락으로 하루 만에 약 40억 달러를 잃었다고 전했다.
버크셔는 애플 주식 5.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지난해 9월말 버크셔가 보유한 애플 주식 가치는 총 570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3일 기준 그 가치는 360억 달러 미만으로 낮아졌다.
버크셔가 애플에 처음 투자한 시기는 2016년 초반이었다. 당시 버크셔는 기술주 중에서는 애플과 IBM만을 보유했으나 이후 IBM 지분은 팔아치우는 대신 애플 주식은 계속 늘려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