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SKC “친환경 PO제조기술로 해외에 제2·3의 울산공장 만든다”

입력 2019-01-24 12:00 수정 2019-01-2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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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상용화 HPPO 기술력 기반…中 이어 동남아·중동 진출 검토

▲SKC 울산공장 HPPO공장 전경. (사진 제공=SKC)
▲SKC 울산공장 HPPO공장 전경. (사진 제공=SKC)

곧게 뻗은 정제탑들 사이로 은색 파이프들이 얼기설기 복잡하게 얽혀 한 몸을 이뤘다.

고개를 완전히 뒤로 젖혀야만 꼭대기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웅장한 규모를 뽐내는 정제탑의 높이는 가장 높은 것이 약 50미터.

이 탑에 올라가면 0.5미터 정도는 흔들린다고 한다. 탑이 너무 높을 경우 살짝 흔들리도록 설계하는 편이 오히려 안전하기 때문이다.

귓가에는 ‘웅웅’ 펌프와 컴프레셔가 돌아가는 기계음이 끊이지 않고 들렸다. HPPO 공법을 적용한 SKC 울산공장 PO 생산시설 현장의 모습이다.

HPPO 공법은 과산화수소(H202)로 PO를 만드는 친환경 공법이다. 물 이외에는 부산물이 나오지 않아 경제적이며,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SKC는 이 HPPO 공법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SKC는 친환경 HPPO 공법에 주목했는데, 당시만하더라도 이 공법은 파일럿(pilot) 단계로 상용화 된 적이 없었다.

화학식만 보면 과산화수소에서 산소분자를 떼 내어 프로필렌에 붙이는 방식이라 간단해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SKC는 이 공법을 설계부터 상업화까지 단 2년 만에 이뤄냈다.

이후 해당 공장은 10년이 넘도록 100%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라이선스를 도입한 곳 중 가동률이 이렇게 높은 곳은 SKC가 유일하다.

특히 폐열 재활용을 도입하는 등 공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당초 설계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60% 이상 줄였다. 이 기술은 국제 특허 출원 상태다.

이 같은 기술력에 수년 전부터 중국, 중동, 유럽 업체 여러 곳들은 SKC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이에 힘입어 최근 SKC는 중국을 시작으로 동남아, 중동 등 화학사업의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SKC는 중국 석유화학기업 QXTD(ZIBO QIXIANG TENGDA CHEMICAL), 독일 화학기업 에보닉(EVONIK), 독일 엔지니어링기업 티센크룹인더스트리얼솔루션스(tkIS)와 업무 협약(MOU)을 맺었다.

1년이 넘는 준비 끝에 나온 결과물이었다. 4사는 친환경 HPPO 공법을 도입한 PO 생산 합작사를 중국 산둥성쯔보시에 설립하기로 했다. 생산량은 30만 톤으로, 2021년 상반기에 상업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C의 글로벌 진출은 중국에서 멈추지 않는다. 동남아시아나 중동에도 ‘제3의 생산거점’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C는 동남아, 중동으로의 진출에서도 파트너링 전략을 취할 예정이다.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만큼 파트너링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판단이다.

이같은 적극적인 해외진출로 SKC는 글로벌 PO 생산량을 2025년 100만 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울산과 중국의 PO 생산량이 61만톤에 달하는 걸 고려하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 SKC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태욱 SKC 본부장은 “현재 SKC의 화학사업은 글로벌로 진출해 외형을 키워나가는 한편, SKC 화학사업 경쟁력의 근본인 울산공장의 경쟁력 역시 높여나가고 있다”며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딥체인지를 성공적으로 보여드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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