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여느 동물과 달리 충성도가 높은 동물이다. 그래서 개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있어 개는 가족 그 이상이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일까. ‘동물 수호천사’로 불리던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의 무분별한 안락사 논란은 수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 주었고, 이에 대한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자유연대와 자유대한호국단 등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표를 사기 및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실제로 케어의 동물관리국장 A씨는 박 대표의 지시 하에 4년 가까이 250여마리의 구조 동물을 '보호소 공간 부족' 등 이유로 안락사 시켰다고 폭로한 바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박 대표는 "너무나 많은 동물이 치료가 불가할 정도로 고통을 받고 있어 피치 못할 선택이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또한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 직원이 ‘무분별 안락사’ 의혹을 폭로하기 일주일 전, 대표는 “무차별적인 살처분이 불법인 만큼 아픈 개만 안락사시킨 것으로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뿐만 아니다. 박 대표는 "건강한 아이들은 무조건 불법이에요. 그래서 아프거나 폐사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가야하는데..."라고 말했다.
거짓의 끝은 어디까지 이고, 진실은 또 무엇인지 도통 알 수 없다. 후원금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박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다.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에 따르면 동물사랑실천협회 시절 회계자료를 보면 일부 뭉칫돈이 박 대표 가족의 개인 명의로 입금된 기록이 있고, 사적인 용도로 변호사비가 나간 것을 확인했다.
유 대표는 추가로 횡령에 관한 정황을 포착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돌아보면 한 때는 ‘동물 수호천사’로 대표되던 사람이 한 순간에 개들에게 있어 가장 두려운 존재였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또 후원자들이 낸 후원금은 동물구조 활동과 안락사 없는 보호소를 유지하라는 후원자들의 마음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후원금을 받으면서 안락사 지시한 것은 무슨 경우인지 이해할 수 없다.
분명 병든 동물이 아닌 건강한 동물에 대해 안락사를 지시한 행위는 동물보호법 제8조 제1항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명백한 동물 학대 행위인데 말이다.
물론 박 대표에 대한 무분별 안락사 논란과 후원금 횡령 의혹은 향후 경찰 수사를 통해 명백히 드러나겠지만, ‘동물 수호천사’의 이미지는 더 이상 회복하기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박 대표가 케어 대표직에서 사임을 하든, 사임을 거부하든 중요한 것은 이제 그것이 아니다. 더는 그 누구도 박 대표의 동물 사랑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사건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