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성과급 관련 사측과 노조가 쉽사리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 노사는 작년 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이는 올해 초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부결됐다. 이에 노사는 다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의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현대오일뱅크의 ‘성과급 구조’다. 현대오일뱅크는 여타 정유사들과 조금 다른 성과급 제도를 운영 중인데, 바로 이 점이 논란이 됐다.
현 성과급 구조가 마련된 때는 2010년대 초반이다. 현대오일뱅크 노사는 2011년 기본급의 일부를 성과급화 하는 대신, 성과급은 기본급의 최대 500%로 제한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 노조 측은 “현대오일뱅크는 2010년 8월 현대중공업 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2011년 성과급 구조가 바뀌었는데, 당시 현대중공업그룹의 성과급이 500% 이상인 곳이 없었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현대오일뱅크가 다른 정유사들에 비해 기본급이 낮았기 때문에 이 같은 구조가 불리한 조건이 아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타 정유사와 기본급은 비슷해진 반면, 성과급 테이블만 낮아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현 성과급 구조가 도입됐을 당시에는 정유업계에서 이 정도의 고수익과 성과급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특히 최근 몇 년간 정유업계의 호황에 따라 여타 정유사들이 1000%대 연말 성과급을 받으면서 현대오일뱅크 노동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임단협과 관련해 말을 아끼면서도 "성과급 제도와 현대중공업그룹은 연관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