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영' 감사로 불리며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는 김준호 기업은행 감사가 이틀째 출근하지 못한 채 돌아갔다.
김 감사는 1일 오전 9시 30분경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으로 이틀째 출근을 시도했으나, 아침부터 진을 치고 있던 노조원들의 저지로 약 20분가 대치하다가 결국 발길을 돌렸다.
김 감사는 출근 저지에 나선 노조원들에게 "한번 기회를 달라. 무엇이 모자란지 말해 주면 열심히 하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측은 일체 대화를 거부한 채, 금융위가 감사 선임을 철회하거나 김 감사 스스로 용퇴할 때까지 출근 저지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30일 "현 정부가 금융공기업 임원들을 숙청하듯 강제 퇴임시키더니 '고소영' 인사로 채우려 한다"며 "김준호 감사선임자와 대통령과의 관계성을 비추어 볼 때 이번 인사는 정치적 외압과 사전 음모의 개입이 자명한 낙하산 인사"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사측의 입장도 난감하기만 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감사 선임은)인사권자가 아닌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며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상대적으로 느긋하기만 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거에도 금융위에서 적임자를 선임했더라도 노조측의 반대가 의례히 있었다"면서 "이번 감사 선임 건이 경력이나 함량에서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제 공은 인사권자인 금융위로 넘어간 셈이다. 국책은행 감사라는 막중한 자리를 오래도록 비운 채 현재의 갈등국면을 방관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