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배모 씨가 광영토건을 상대로 낸 임차권 양도에 대한 동의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배 씨는 2009년 임대 의무기간 10년인 분당의 한 공공건설 임대 아파트에 입주했다. 이후 2012년 2월부터 유학 등을 이유로 호주에 거주했으며, 대학을 졸업하고 난 후에는 현지에 정착할 계획을 세웠다.
배 씨는 자신이 살던 공공임대 아파트가 불필요하게 되자 임차권을 A 씨에게 양도하려고 했지만 임대사업자인 광영토건이 합의 계약해지를 요구하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이번 재판은 원칙적으로 금지된 임대 아파트 임차권 양도를 예외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와 임차인이 직접 특정인을 선정해 전대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배 씨는 임대주택법 시행령에 따라 임차권을 양도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고 주장했지만, 광영토건 측은 웃돈 거래 등의 불법 양도로 인한 주택공급 질서가 혼탁해질 수 있다고 맞섰다.
1심은 “배 씨의 경우 임차권 양도가 예외적으로 인정된다”면서도 “임차권 양수인이 입주 자격인 무주택 세대주인지를 확인시키기 위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점은 동의를 요구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임차인으로서는 임차권 양수인이 무주택자인지에 관한 자료를 구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보인다”며 “확인 의무는 국토교통부에 전산의뢰 등 절차가 보장된 임대사업자가 해야한다”고 배 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도 “임대사업자는 임차인이 제출한 임차권 양수인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을 기초로 주택 소유 여부를 확인한 후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양도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의무가 있다”며 원심판단이 옳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