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대화의 모멘텀 유지시켜 나가고, 가까운 시일 내에 3차 북미 정상회담 열린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세 번째 회담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있을 수 있다”면서도 “서둘러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대답했다. 한미 간 견해차를 나타내는 대목이다.
또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북미 간 포괄적 비핵화 합의와 이에 따른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 단계적 보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를 얼마나 지지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적절한 시기가 되면 제가 지원을 할 것”이라며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고 답해 이견을 나타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이런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다”며 “일본·미국·중국 등 여러 나라가 북한을 지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가 될 때까지 계속 제재를 유지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계속해서 대북제재는 유지될 것이다”며 “현 수준의 제재는 계속 유지돼야 하며, 적정 수준의 제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를 타개할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스몰딜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스몰딜도 일어날 수 있다. 단계적 조치를 밟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현시점에선 빅딜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빅딜이란 바로 비핵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미 간 이견을 묻는 말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미 간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고, 그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었던 것”이라고 부인했다.
이날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내 방한해 줄 것을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초청에 사의를 표했다. 또 문 대통령은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을 설명하고, 차기 북미 정상회담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또 다른 이정표가 되도록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나갈 의지를 재확인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톱다운 방식이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데 대해 공감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에 관한 구체적·현실적 방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기회가 됐다”며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 있는 미 행정부 고위 인사까지 모두 만난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남북관계 개선이 비핵화 대화 동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 한미 양국이 인식을 공유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