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 초반까지 하락하며 3주일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1012원 수준까지 내리며 한달10여일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주말 발표된 중국 수출입지표가 호조를 보인데 이어 미국 지표와 기업실적발표도 호조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3월 수출은 전년동월비 14.2% 늘어 시장전망치 8.7%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 3월 수입물가도 0.6% 올라 예측치 0.5%보다 높았다. JP모건의 1분기(1~3월) 순이익도 91억8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선호 분위기 속에 코스피 등 주식시장이 강했다. 특히 코스피는 2240선을 회복하며 연중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매수에 나섰다.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매도) 물량도 이어졌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중국 지표와 미국 JP모건 실적 발표 이후 경제와 미국 기업 경영실적 발표에 대한 분위기가 바뀌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주 원·달러는 1130원에서 1140원 내지 1145원 사이 등락을 예상했다. 17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과 3월 소매판매 등 중국에서 경제지표 발표가 계속될 예정인데다, 삼성전자 등 배당금 규모도 3조원이 넘을 것이기 때문이다.
1135.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초반 1136.0원까지 올랐다. 원·달러가 장중 1140원을 넘기 못한 것은 5일 이후 처음이다. 장중 저가는 1132.1원으로 1일 장중 기록 1131.1원 이래 가장 낮았다. 장중 변동폭은 3.9원에 그쳤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6.81원 내린 1012.0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7일 1010.2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3.6/1133.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6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지난주말 뉴욕장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원·달러가 하락압력을 받았다. 중국 수출입지표 발표가 호조를 보인 이후 미국 실적도 우호적이었다. 최근 리스크 온오프를 반영하는 미국채 금리도 전구간에서 올라 시장심리도 안정화했다. 미국 어닝시즌을 앞두고 기대가 높지 않았었는데 지난주말 JP모건 발표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뀌는 흐름”이라며 “국내 증시도 올랐고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순매수에 나섰다. 1140원대부터 이어지던 수출업체 달러매도도 계속되면서 네고도 많았다. 반면 배당금 역송금은 오늘 이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오늘 포지션 정리가 됐다고 보면 재차 역내 수급에 의해 등락할 것 같다. 아직 배당시즌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이번주 원·달러 하단은 1130원일 듯 싶다. 상단은 좀 멀어보이긴 하나 1145원으로 보고 있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중국 수출입 지표 호조 영향이 계속됐다.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매수에 나섰다. 장중 네고물량도 나와 원·달러 낙폭을 키웠다”며 “이번주 중국 지표 발표가 계속될 예정이다. 확인해 가야할 것 같다. 반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3조원 넘게 외국인 배당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주 원·달러는 1130원에서 1140원 사이 등락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1엔(0.09%) 내린 111.92엔을, 유로·달러는 0.0009달러(0.08%) 하락한 1.1309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14위안(0.02%) 떨어진 6.7071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9.43포인트(0.42%) 오른 2242.88을 보였다. 이는 작년 10월8일(2253.83) 이후 6개월만에 최고치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1806억17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