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와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사흘만에 하락했다. 최근 급등세가 이어진데다, 위안화도 7위안을 목전에 두면서 한중 외환당국의 환시개입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다만 장후반 위안화가 다시 상승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원·달러도 낙폭을 줄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화 환율이 위안화 흐름을 컨트롤씨(Ctrl+C) 컨트롤브이(Ctrl+V)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미중간 무역분쟁 우려가 지속되면서 원·달러가 1200원을 꾸준히 시도할 것으로 봤다. 다만 당국도 구두개입은 물론 실개입에 나서고 있어 상승속도는 매우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위안화 흐름이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6.82원 떨어진 1084.5원을 기록했다. 전장에는 1091.32원을 기록하며 2016년 11월11일(1092.99원) 이후 2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93.2/1193.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0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크게 움직이지 않은 하루였다. 중간중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들이 계속됐다. 전체적으로는 위안화 움직임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넣기 한 상황”이라며 “외환당국은 현 레벨이 높다고 보고 4일째 구두개입성 발언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당국자들도 7위안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속도조절 정도일뿐 환율 방향이 바뀌지는 않는 듯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중 무역분쟁 불안감이 계속되다보니 위안화 약세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증시나 금리 등 다른 외부적 지표는 다 부차적 요소로 오로지 위안화 흐름만 보는 움직임이 지속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국도 그렇고 우리고 그렇고 당국개입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점심무렵엔 실개입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장후반 위안화가 다시 오르는 분위기다보니 원·달러도 낙폭을 줄이며 끝났다”고 전했다.
그는 또 “미중 무역 긴장이 계속되면서 원·달러가 하방 경직성을 유지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계속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원·달러는 1200원을 시도할 것으로 본다. 다만 당국 경계감을 유지하고 있어 상승속도는 제한될 듯 싶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3엔(0.03%) 오른 110.10엔을, 유로·달러는 0.0015달러(0.13%) 떨어진 1.1151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45위안(0.06%) 내린 6.9425위안을 각각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0.09포인트(0.0%) 내린 2055.71을 기록했다. 이는 1월8일(2025.27) 이후 4개월만에 최저치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73억3000만원어치를 순매도해 8거래일째 매도세를 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