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주요 유통업체 매출’ 자료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4월 매출 증감률은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월 마이너스(-) 13.7%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설 명절과 추석 연휴 시기에 따라 변동폭이 큰 9월과 1월 등을 제외하면 지난해 6월 0.2%를 기록한 이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점포당 매출은 7.0% 떨어졌다.
세부적으로는 가전과 의류, 스포츠, 잡화 등이 포함된 비식품 품목이 마이너스 12.6%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9월 3.8% 이후 7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다. 9월 추석 효과를 제외하면 지난해 3월 1.0%를 기록한 후 13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식품 부문도 사정은 좋지 않다. 4월 마이너스 4.0%를 기록해 3월 1.6%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4월은 대형마트들이 본격적으로 저가 경쟁에 돌입한 달이다 롯데마트는 창립 21주년을 맞아 3월 28일부터 4월 17일까지 3주간 총 1600여 개 품목의 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선보이는 ‘극한가격’ 이벤트를 펼쳤다. 흥행을 위해 소상공인 상생 논란에도 불구하고 9년 만에 ‘통큰치킨’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이마트 역시 11월에 개최하던 ‘블랙이오’ 행사를 처음으로 상반기에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9900원 청바지’, ‘햇양파 무한 담기’ 등 국민가격이 대표적이다. 홈플러스 역시 ‘앵콜 쇼핑하라 2019’를 진행하며 저가 경쟁에 동참했다.
1차 가격 전쟁이 끝나자 대형마트는 곧이어 2차 대전에 돌입했다. 4월 18일부터 5월 1일까지 롯데마트가 “이마트 온라인몰과 쿠팡보다 더 싸다”고 선전포고를 하며 10년 만에 10원 전쟁을 재점화하자, 이마트는 하루 만에 ‘국민가격’과 ‘블랙이오 2탄’ 행사를 동시에 진행하며 대응에 나섰다. 두 행사를 함께 진행하는 것은 이마트 사상 처음이다. 홈플러스 역시 ‘가격혁명’과 ‘메가위크’ 행사로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4월 대형마트의 저가 경쟁에도 온라인 쇼핑에 빠진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대형마트들이 자신 있게 할인 전략을 펼친 식품 분야마저 저조한 실적이 이어졌다.
이는 소비자들이 미끼 상품만 구입하고, 공산품 등 비식품은 다른 유통 채널을 이용하는 비중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월 대형마트의 구매건수 증감률은 8.3% 떨어지며 집객효과도 미미했다. 다만, 구매단가는 0.7%로 소폭 늘었다.
대형마트들은 이커머스를 견제해 온라인보다 싸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4월 온라인 판매와 온라인 판매중개는 각각 16.1%, 9.4% 치솟으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초저가 전략이 의문 부호가 찍히고 있다”면서 “과거와는 달리 스마트한 소비자가 늘면서, 저가 전략이 고객을 유입하기보다 제 살 깎아먹기라는 부메랑이 돼 대형마트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