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제가 봐서는 (협상이) 깨졌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제 중재는 여기서 끝”이라며 “이제는 한 쪽이 양보하든지 내용을 조금 수정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전 별도 접촉을 갖고 이견 조율에 나섰지만 ‘경제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끝까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추경 심사에 앞서 경제청문회를 통해 경제 위기의 원인을 짚어야 한다”라는 내용의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했지만, 민주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가 멈춰 선 것은 이날로 72일째를 맞았다.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지지부진한 협상을 통해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는 듯 했으나 마지막 단계에서 한국당이 ‘경제실정 청문회’를 요구하면서 다시 협상이 불발됐다. 당초 패스트트랙 사과·철회를 요구했던 한국당이 정개·사개특위 연장 문제에 이어 경제청문회까지 자꾸 새로운 조건을 내 걸자 여권의 반감도 커진 상태다.
주말 담판이 무산됨에 따라 정국은 파행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바른미래당은 17일 임시회 소집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은 내일 예정대로 단독국회를 소집할 것”이라며 민주당과 한국당 측에 모두 알렸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또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결국 오늘 합의가 되지 않으면 내일부터는 단독소집이나 야3당과의 소집으로 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역시 진작부터 임시국회 소집을 주장한 ‘한국당 패싱’에 동참할 것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여야 4당 국회 소집이 추진될 경우 한국당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 국회가 열린다 해도 공전이 불가피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특히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한국당 소속 황영철 의원이어서 추경 심사·처리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