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의 미국 수출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당시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3일 관련업계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산차의 미국 수출은 2012년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당시 수준으로 줄었다.
2010년 상반기 국산차의 미국 수출은 24만3055대. 이후 한미FTA 체결(2012년 3월)을 시작으로 완성차의 미국 수출이 증가했다.
2015년 상반기 미국 수출은 5년 전인 2010년과 비교해 118.2%나 증가한 53만440대에 달했다.
현지 생산분을 제외하고 국산차가 상반기 동안 미국 수출 50만 대를 넘어선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를 정점으로 수출은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6년 상반기에 1.9% 감소한 52만239대에 머물렀고, 이후에도 감소세가 멈추지 않아 올해 1~5월 누적판매는 35만6481대까지 줄었다.
올 상반기의 경우 6월 판매분의 집계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와 같은 수준임을 감안해도 한미FTA 원년인 2013년(38만1403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국산차의 미국 수출 감소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간데다 기아차가 미국시장을 겨냥해 2016년 멕시코에 세운 조립공장이 2017년과 2018년 상반기에만 각각 6만 대 안팎의 신차를 미국으로 보냈다.
멕시코산이 미국에 팔리면서 국내 생산 수출물량이 줄어든 것이다.
매년 상반기 6만3000대 수준의 북미형 닛산 로그를 수출했던 르노삼성도 올해는 잇따른 파업 탓에 3만8000대를 수출하는데 그쳤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미국 판매가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는 시장수요 부진에도 지난해 기저효과 및 신차 등에 힘입어 성장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신차효과에 따른)인센티브 하향 안정화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