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을 쓰며 행패를 부리고 못된 짓을 일삼는 무리’를 흔히 ‘깡패’라고 한다. 물론 속어이다. 표준어로는 ‘불량배’라고 하는데 불량배는 ‘不良輩’라고 쓰고 각 글자는 ‘아닐 불’, ‘어질 량’, ‘무리 배’라고 훈독한다. ‘어질지 못한 무리’ 즉 ‘좋지 못한 무리’, ‘나쁜 놈들’을 통칭하는 말이 ‘불량배’이고 불량배가 곧 깡패인 것이다.
깡패는 ‘깡+패(牌)’로 이루어진 단어로서 ‘깡’도 실은 한자 ‘乾’에서 온 말이다. ‘乾’은 ‘마를 건’이라고 훈독하며 영어의 ‘dry’에 해당하는 글자로서 주로 날씨가 가물다 혹은 메마르다는 뜻으로 사용하지만 감정이 메마르다는 뜻도 있고, 음식에 참기름이나 버터, 잼 등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상태를 이르기도 한다. ‘맨얼굴’의 ‘맨’이나 ‘생(쌩)고집’의 ‘생’과 비슷한 뜻이다. 이런 의미의 ‘건(乾)’이 경음화하고 또 음운 변화를 일으켜 ‘깡’이 되었는데, 쌀이라고는 한 톨도 없이 완전히 보리만으로 지은 밥을 ‘깡보리밥(꽁보리밥)’, 아무런 안주도 없이 마시는 소주를 ‘깡소주(강소주)’라고 하는 경우가 바로 그런 예이다.
‘牌’는 ‘패 패’라고 훈독하는데, 이때의 ‘패(牌)’는 “어떤 사물의 이름, 성분, 특징 따위를 알리기 위하여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쓴 종이나 나무, 쇠붙이 따위의 조그마한 조각”이라는 뜻이다. ‘팻말(패의 말 = 패에 쓴 말 = 말이 쓰인 패)’의 ‘패’가 곧 이 ‘牌’이다. 이런 의미의 ‘패’는 그 사물이나 사람의 성격을 가장 잘 요약한 말이기 때문에 이로부터 뜻이 진화하여 어떤 특별한 성격의 집단을 ‘패’라고 부르게 되었다. ‘사당패’의 ‘패’가 대표적인 예이다. 나중에는 ‘주로 좋지 못한 일로 인하여 붙게 되는 별명’을 일러 ‘패’라고 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깡패’는 ‘깡을 부리는 패’ 즉 ‘생떼를 부리는 패’라는 뜻이다. ‘깡패국가’라는 말도 있다. 일본, 대표적인 깡패국가임을 연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