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한국이 일본과의 정보공유 협정을 철회하면서 무역과 역사인식 관련 불화를 안보협력 분야로 확대시켰다며 두 나라와 동맹인 미국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분석했다.
이번 청와대 결정은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례 없는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라며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영향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 지역 안보 이니셔티브에 협력하도록 하는 데 직면한 장애물을 부각시켰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호주 라트로브대학의 유언 그레이엄 라트로브아시아연구소 이사는 “미군 동맹 시스템의 분열로 북한과 중국이 혜택을 보게 됐다”며 “한일의 분열이 미국의 잘못은 아니지만 리더십의 약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미 관계 전문가인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블룸버그에 “한일 지도자 모두 일본의 1910~1945년 한반도 강점에 뿌리를 둔 분쟁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취할 국내 인센티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이번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한국을 안보 방면의 전략적 파트너로 어떻게 인식해야 할지에 대한 미국의 시각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은 점진적으로 인도태평양 안보동맹에서 물러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차 세계대전 전후 최악의 상태에 빠진 한국과 일본의 대립이 안보 분야로도 파급됐다며 한미일이 결속해 북한에 대항하려는 자세가 약해지기에 지소미아 종료가 미칠 영향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영향이 크지 않다고 밝히지만 이 협정은 한일 간에 유일하게 체결된 안보조약이어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꼬집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과 북한이 미국의 동맹인 한일 양국의 분열이 심화하는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봤다.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이런 잘못된 움직임이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대니얼 러셀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것이 파트너들 간의 협력 네트워크를 대신해 미국제일주의를 내세운 결과”라며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무기고가 급속히 확대되는 와중에 지소미아 폐지로 미국 안보가 직접적인 해를 입고 말았다. 중국이 전례 없는 도전을 하는 가운데 미국 주도의 동맹 시스템 붕괴는 재앙”이라고 트럼프를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