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금리 인하 기대감도 증가하면서 채권형 펀드에 10조 원 넘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주식형펀드에서는 3000억 원가량이 유출됐다.
25일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 원이상 펀드 현황을 조사한 결과 22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 274개 설정액은 총 34조579억 원이었다. 올해 들어 11조2789억 원이 유입된 것으로, 연초 설정액 대비 증가율은 50%에 달한다.
유형별로는 일반채권펀드에 가장 많은 6조5494억 원, 초단기채권에 2조1705억 원이 유입됐다. 회사채권(1조5천874억원), 국공채권(9천715억원) 펀드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주식형 펀드 952개 설정액은 54조9699억 원으로 연초보다 3042억 원 감소했다.
이러한 자금 흐름은 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등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금리 인하 기대까지 겹치며 채권 선호도가 한층 높아졌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로,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값이 올라 채권 투자 펀드는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를 가리지 않고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 또한 주식형 펀드를 훨씬 앞선 상태다. 22일 기준 채권형 펀드의 연초 수익률은 2.44%였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5.17%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채권 강세 흐름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추가 금리 인하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투자 리스크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 하락은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에 기인하고 이런 기대감이 지속되는 한 추가 하방압력도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우리나라는 통화여력 등을 감안할 때 세 차례 금리 인하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어 “채권가격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금리 하락 흐름이 이어지더라도 향후 기대 수익 대비 높아진 투자 리스크를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