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재무안전성이 적극적 인수합병(M&A)을 통한 투자 확대로 저하되고 있다. 추가 대규모 투자자금 소요 시 그룹차원의 재무부담이 가중돼 신용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CJ그룹은 해외 지분투자 및 설비투자 확대로 인한 외부 차입조달로 자금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합산 순차입금은 2015년 말 6조8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10조4000억 원 규모로 늘었다.
재무안정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저하되는 추세다. 연결기준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는 2016년 3.0배에서 2017년 3.1배에 이어 지난해 3.4배로 확대됐다. 보유 유동성(현예금 약 1조7000억 원)과 유형자산 약 13조 원 등 양질의 보유자산에 기반한 재무탄력성은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올해 상반기 CJ제일제당의 조정순차입금은 11조1000억 원으로 전기 말 대비 급증했다. 쉬완스컴퍼니 인수에 따른 차입금 증가를 제외하더라도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이란 분석이다.
반면 수익성 개선 효과는 아직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신평은 현재 CJ제일제당의 재무제표 수치상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신용등급 유지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수익성과 재무구조 모두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유휴자산 매각, 운전자본 관리 강화 등을 통한 순차입금 감소가 필요한 실정이다.
본업인 식품, 바이오 부문에서의 실적과 쉬완스 컴퍼니 인수에 따른 이익규모 개선폭도 뒷받침돼야 할 부분이다. 사업부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질 경우 그에 따른 이익규모 감소 효과도 점검 대상이다.
안희준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연구위원은 “차입금 감소와 수익성 개선으로 CJ대한통운 제외 조정순차입금/EBITDA 지표 5배 미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경우 등급 하향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 않을 경우 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CJ대한통운의 경우 2016년 이후 연이은 해외물류사 지분 인수와 물류인프라 투자(곤지암메가허브터미널) 등으로 차입부담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다. 하지만 영업실적 개선폭은 크지 않아 재무커버리지 지표가 저하돼 왔다. 확장적 사업 전략에 따른 재무부담 상승은 CJ대한통운의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 연구위원은 “CJ대한통운의 해외사업 확장 전략이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대규모 해외물류법인 인수 등으로 재무 부담이 재차 확대되거나, 신규 M&A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향후 영업실적이 부진하다면 이는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