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를 앞둔 자동차 부품업계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가 SUV를 비롯한 중대형 차종과 친환경차 판매에서 선방하며 부품업계도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24일 현대ㆍ기아차를 시작으로 내달 중순까지 현대위아, 만도, S&T모티브 등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우선 현대ㆍ기아차는 3분기 국내외 판매량 179만 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낮은 수치지만, 전반적인 세계 자동차 시장의 부진을 감안하면 양호한 상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두 회사의 판매는 SUV를 비롯한 중대형 모델과 친환경차가 견인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창사 후 처음으로 월간 RV 판매량(1만9454대)이 세단(1만7949대)을 앞질렀다. 올해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보면 세단은 총 20만179대로 작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지만, RV는 17만5853대로 20.9% 늘었다.
친환경차 역시 올해 1~9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기아차는 21.8% 각각 늘었다.
업계는 현대ㆍ기아차의 SUV와 친환경차 판매 호조로 부품업계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일 기준 현대위아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293억 원으로 나타났다. 9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5% 늘어난 수치다.
현대위아의 영업이익 증가에는 SUV 등 대형 차종의 판매 호조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위아는 중대형 차종에 들어가는 사륜구동 시스템(PTU)을 현대ㆍ기아차에 공급한다. 현대차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인기에 힘입어 9월 생산설비를 증설했고, 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 상승세를 보이는 텔루라이드를 12월께 증산할 예정이다.
이처럼 대형 차종의 인기로 현대ㆍ기아차의 PTU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현대위아의 매출도 덩달아 상승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여기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출 것으로 보이는 제네시스의 SUV 모델 GV80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매출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현대ㆍ기아차에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을 공급하는 만도는 3분기에 지난해(499억 원)보다 25% 늘어난 62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주로 대형 차종에 들어가던 ADAS 기능이 최근 베뉴와 셀토스 등 중형 차종에까지 적용되고 있고, 제네시스 G80과 GV80도 이를 갖출 예정이라 만도의 실적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출시를 앞둔 신규 차종 역시 기존 대비 높은 사양을 갖출 것으로 보여 ADAS 수요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S&T모티브는 4분기 21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147억 원의 이익을 낸 지난해보다 46% 늘어난 수치다.
이 회사는 현대ㆍ기아차 하이브리드(HEV) 모델에 시동모터를, 전기차(EV)와 수소전기차(FCEV) 모델에 구동 모터를 공급하며 GM 전기차에는 구동 모터 모듈을 납품한다. 친환경차 판매증가의 혜택을 직접 받는 셈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S&T모터스가 납품하는 전기모터는 현대ㆍ기아차의 생산 증가에 힘입어 4년간 연평균 40% 성장했다”며 “2019년 현대ㆍ기아차의 전기차 생산목표가 달성되면 전년 대비 400억 원의 매출 증가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