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글로벌 OTT에 반격을 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사가 합심해 ‘웨이브’를 출시했고, CJ ENM은 JTBC와 합작해 내년 초 ‘티빙’을 출범시킨다. KT는 신규 OTT 서비스 ‘시리얼’오픈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이미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고, 내년 초에는 애플TV플러스와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도 국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어서 향후 토종 OTT와 글로벌 OTT 간 한 치 양보 없는 전쟁이 예고된다.
21일 OTT업계에 따르면 토종 OTT 플랫폼 ‘웨이브’는 출시와 함께 일일 유료 순증 가입자가 기존 대비 최대 4.5배, 피크타임 트래픽도 최대 30% 이상 치솟는 등 유료 가입자가 출시 한 달 만에 130만 명으로 늘면서 순항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접속 오류 등 장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고, 비교적 탈퇴가 자유로운 글로벌 OTT와 달리 PC에서 복잡한 과정을 거쳐 해지해야 하는 등 사후 서비스 관리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통신사 가입자 중 무료 시청 혜택을 받았던 ‘옥수수’ 가입자들이 웨이브에 편입되면서 무료 서비스가 사라진 것도 결정타가 되고 있다. 동시에 내년 초 출범하는 CJ ENM과 JTBC ‘(가칭)티빙’도 웨이브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
이와 달리 해외 OTT 공세는 날로 거세지고 있다. 구글 유튜브가 동영상 트래픽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넷플릭스 가입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 나스미디어 ‘2019 인터넷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OTT 인터넷 점유율 비중은 유튜브가 평균 75.5%에서 최대 90%대까지 치솟았다.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는 10월 기준 200만 명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약 2배나 껑충 뛰었다.
OTT 시장이 확산되자 LG유플러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OTT와 합종연횡하는 모습도 보인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및 유튜브와 합작해 U+TV에서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바로 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글로벌 론칭에 나서는 ‘디즈니플러스’와 합작을, KT는 애플TV 플러스와 사업 제휴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향후 OTT 시장 성패는 가격 및 오리지널 작품 경쟁력이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달 1일 북미에서 출시하는 애플TV플러스는 월 구독료를 4.99달러(5918원)로 책정하는 파격적 저가 공세를 벌인다. 이는 OTT 강자 넷플릭스 기본 구독료인 월 8.99달러(1만662원)의 절반 수준이다. 국내 OTT ‘웨이브’ 월정액 요금(베이직 기준)도 7900원으로 책정했다. 넷플릭스와 비교해 최대 16.8% 더 낮다. 오리지널 작품 경쟁 부분에선 토종 OTT인 ‘웨이브’와 ‘티빙’이 지상파와 케이블 국내 연예·음악·드라마 보급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와 디즈니, 애플 등이 할리우드 영화 배급과 자체 오리지널 시리즈로 물량 공세를 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토종 OTT가 점유율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