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그룹 계열사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이에 삼성그룹 주식만 골라 담은 그룹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설정액 10억 원 이상 삼성그룹펀드 24개(상장지수펀드 포함)의 최근 한 달(10월 7일~11월 5일) 평균 수익률은 7.41%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5.98% 오른 것과 비교해 1.4% 포인트 앞선다. 삼성 외 주식도 담는 기타그룹펀드(18개)의 평균 수익률(2.35%)과 비교하면 월등히 앞서는 수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삼성그룹주SW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가 최근 한 달간 9.04% 수익률을 보였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삼성그룹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가 7.98%,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삼성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가 7.80% 수익률로 호성적을 거뒀다.
투자금도 몰리고 있다. 현재 전체 설정액이 1조5942억 원인 삼성그룹펀드는 올해 들어 1767억 원 순유출을 기록했지만 최근 한 달간 190억 원이 들어오며 순유입세로 전환했다.
삼성그룹펀드의 호조세는 포트폴리오에 담긴 삼성 계열사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결과다. 삼성그룹펀드는 대체로 25% 내외 비중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한 달간 10.37% 오르면서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이 밖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22.55%), 삼성물산(16.29%), 삼성SDI(7.06%), 삼성SDS(5.48%) 등도 주가가 오르며 펀드 수익성을 개선했다.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KINDEX삼성그룹주SW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은 삼성전자(25.54%), 삼성SDI(15.59%), 삼성바이오로직스(11.98%), 삼성물산(9.07%) 순으로 펀드 내 보유 비중이 높다. 특히 주가가 크게 오른 삼성바이오로직스 비중을 12% 가까이 조정해 수익률이 크게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반도체 수출 부진과 가격 하락 등으로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고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9월부터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가도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10월 들어서는 시장 기대치를 웃돈 3분기 실적과 미ㆍ중 무역분쟁 완화 등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6일 5만33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3거래일 연속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초 액면분할기준 가격(5만3000원)도 처음으로 넘어섰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반도체 업황의 방향성”이라며 “업황의 바닥 통과 및 2020년 우상향 가능성이 명확하므로 추세적 상승에 대비한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디램은 수요 회복과 공급 감소의 영향이 반영돼 내년 1분기를 기점으로 가격의 상승 전환이 나타나고, 낸드플래시 역시 올 4분기를 기점으로 가격이 오를 전망”이라며 “내년 큰 폭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