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부친에게 상속받은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에게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재판장 이근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은 자본시장법 위반 19회, 독점규제법 위반 1회, 금융실명법 위반 22회로 범행 횟수가 상당하다”며 “계열사 주식을 상속받아 차명 상태로 매도하고 범행을 통해 상속세와 양도소득세 등 세금을 면탈하려는 점에 비춰볼 때 중대한 범행”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회장 측은 “검찰이 주장한 항소 요지를 보면 여러 차례 많은 범행을 저지른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소유 주식을 보고에서 누락하고, 2015년부터 차례로 매각했다는 것 뿐”이라며 “주식을 차례로 매도했기 때문에 당연히 위반 횟수가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회장은 최후 변론에서 “이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켜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그룹 회장이 아닌 자연인으로 다시 한번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고(故)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이 자녀들에게 차명으로 남긴 코오롱생명과학 주식 34만 주를 차명으로 보유하면서 신고하지 않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대주주인 이 전 회장은 주식 보유 현황을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대주주 양도소득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차명주식 가운데 4만 주를 차명 상태로 거래한 혐의(금융실명법 위반)도 있다. 2016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 제출 때 차명주식을 본인 보유분에 포함하지 않고 거짓으로 자료를 제출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도 포함됐다.
아울러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7회에 걸쳐 차명주식을 본인 보유분에 포함하지 않고 거짓으로 보고하거나 이 중 일부를 매도함에 따른 주식 소유 상황 변동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심 법원은 “자본시장과 금융시장이 투명하고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돕는 제도에서 정한 금지 행위를 위반해 처벌이 필요하다”며 이 전 회장에게 벌금 3억 원을 선고했다.
이 전 회장의 2심 선고공판은 다음 달 20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