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경제 성장 둔화에도 은행권이 견실한 자산 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피치는 국내 은행권에 대해 분석한 보고서에서 “수출 부진 속에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2.7%에서 올해 2%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자산의 질이 저하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피치는 “은행의 이자 마진 폭이 좁아지고 신용비용이 소폭 증가하면서 수익성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기존 전망에 부합한다”며 “통화 및 재정정책의 확장, 은행의 건전한 리스크 선호도가 충격을 완화할 것이기 때문에 경제 성장 둔화는 은행의 실적에 눈에 띄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보고서는 “한국 은행권의 연체율은 8월 말 0.5%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유지돼왔으며 대출금리 인하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정부 대책 강화에 비춰볼 때 앞으로도 견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년간 단일 채무자에 대한 대출 집중도가 현저히 낮아지고 담보 기준이 개선된 점 등이 향후 경기 침체가 심화할 경우에도 은행이 대규모 신용 손실을 낼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진단했다.
피치는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에서 기업과 중소기업 부문에 특히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무역전쟁이나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예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순이자 마진 감소는 더디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2020년부터 가계부채 확대를 억제하기 위한 대출 규제 강화 지난달 오픈 뱅킹 서비스 개시로 예금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낮은 기준금리 환경에서의 풍부한 유동성은 은행들이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피치는 국내 4대 은행 중 국민은행, 신한은행에 ‘A, 안정적’을 각각 부여했으며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는 ‘A-, 안정적’을 각각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