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 공장에 80억 달러(약 9조50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다.
13일 업계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 강봉용 부사장은 시안시 위원회 왕하오 서기 등을 만나 “80억 달러 규모의 (시안 제2공장) 2단계 투자가 순조롭게 시작됐다”고 말했다.
중국 시안 시정부도 웹사이트를 통해 “삼성전자가 시안 2공장 2단계에 8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면서 “2021년 하반기 2단계 투자를 완료하면 월 13만 장, 300억 위안(약 5조600억 원) 규모 웨이퍼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수천 명 고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리커창 총리는 10월 시안 반도체 공장을 찾아 “(이 공장에) 총 150억 달러(약 18조 원)가 투자된다”며 기존 70억 달러(약 8조3230억 원)에 추가로 80억 달러가 투자된다고 밝힌 바 있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로 2공장에서는 3차원 구조로 만든 V-낸드플래시가 양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이 공장이 내년 상반기 가동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시안 반도체 2공장에 3년간 총 7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시안 2공장에 추가로 투입되는 자금은 공장 램프 업(공정 최적화)에 활용될 전망이다.
착공 당시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최대 수요처이자 글로벌 모바일·IT 업체들의 생산기지가 집중된 중국 시장에서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 시장 요구에 원활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시안일보는 “제2공장 1단계 투자는 내년 3월 본격 가동될 예정이고, 2단계 투자는 오는 2021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2년에 시안 1공장을 착공했다. 108억 달러(약 12조8000억 원)를 투자해 2014년에 완공했다. 웨이퍼 기준 월 10만 장 규모의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시안 2공장에 추가 투자가 이뤄지게 되면서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낸드 매출이 전 분기보다 5.9% 증가한 39억8720만 달러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점유율 29.9%로 30% 아래로 떨어졌으나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30%대를 유지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삼성전자가 낸드 재고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평균판매가격(ASP) 하락률을 5% 이하로 제한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매출이 5% 이상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내년 낸드플래시 성장률이 19%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주요 33개 반도체 제품군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 전망이다.
IC인사이츠는 “낸드플래시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고밀도 고성능화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딥러닝, 가상현실(VR) 등이 낸드와 D램의 성장세를 이끌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가 얼어붙은 한ㆍ중 관계 회복의 물꼬를 틀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오는 24일 중국에서 한ㆍ중ㆍ일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고, 내년 상반기엔 시진핑 국가주석 방한도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