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촉매 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을 만든다. 지금까지 100% 외부에서 조달해온 촉매제를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6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촉매제 연구개발(R&D) 센터(가칭 CDC)를 설립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명 'CDC 프로젝트'다.
촉매제란 석유화학 제품을 가공하기 위한 필수재료다. 원료를 다른 물질들과 배합해 물성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인다.
예를 들어 폴리염화비닐(PVC) 페이스트의 경우 PVC를 얇게 펴서 종이에 코팅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탄성과 강도 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구조의 화학물질과 PVC를 배합해야 한다.
촉매제는 이 물질들을 결합해주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접착제'인 셈이다.
현재 LG화학은 이 촉매제를 전량 외부에서 들여오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해외 촉매 생산 기업으로부터 전부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LG화학은 CDC를 통해 고기능 촉매제를 개발, 해당 수요를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수요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을 통해 우월한 제품을 만든다면 촉매제 시장에 도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석유화학 업체들이 촉매제를 활용해 생산하는 제품의 가치를 연간 6000억 달러(약 700조 원) 이상으로 추정한다.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촉매제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341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촉매제 시장은 대부분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선점한 상태다.
'글로벌 촉매제 시장 2019 산업연구 보고서'에서는 글로벌 촉매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로 영국의 존슨매티 PLC(Johnson Matthey PLC), 독일의 에보닉 산업 AG(Evonik Industries AG), 미국의 다우케미칼(Dow Chemicals)과 세브론 필립스 케미칼(Chevron Phillips Chemical Company LP.), 엑슨 모빌(Exxon Mobil Corporation), 스위스의 클라리언트 AG(Clariant AG), 인도의 도르프 케탈 케미칼 (Dorf Ketal Chemicals Llc.) 등을 꼽는다.
시장의 변동성이 큰 편이어서 이 업체들 중 2011년에도 상위권이었던 것은 단 3곳에 불과하다.
LG화학 관계자는 "아직 논의 초기 단계"라며 "연구시설을 지을지, 조직만 신설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투자 규모나 방식 등은 앞으로 논의를 거쳐 내년 1분기께 정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