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작년 항공기 납품 대수가 1년 전보다 53% 줄어든 380대라고 발표했다. 이는 에어버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10일 발표된 에어버스의 2019년 납품 대수는 7.9% 증가한 863대였다.
대형 인명 피해를 낸 두 차례의 737맥스 추락 사고로 인한 운항 정지로 에어버스와의 경쟁에서 전례 없는 패배를 당한 모습이다. 그만큼 737맥스 사태의 심각성이 컸다는 의미다. 추락 사고가 잇따르면서 전 세계에서 운항이 중지된 737맥스 납품이 78% 감소한 57대에 그친 충격이 컸다. 작년 순 주문 대수는 54대로 11년 만의 최저 수준이었다.
737맥스 추락 사고는 2018년 10월에 인도네시아에서, 2019년 3월 에티오피아에서 각각 발생했다. 이후 세계 각지에서 운항이 정지됐고, 올해 1월부터는 생산마저 중단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보잉이 737맥스 운항을 중단하면서 매월 10억 달러(약 1조1600억 원)의 손실이 났을 것으로 추산했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수주 잔량에서도 격차가 크다. 보잉이 5406대인데 반해, 에어버스는 7482대나 된다.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보잉은 최고 사령탑도 교체했다. 지난달 데니스 뮬렌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고, 이달 13일 데이비드 캘훈 보잉 이사회 의장이 뮬렌버그의 후임에 취임했다.
캘훈은 미국 복합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마케팅과 비행기 엔진을 포함해 교통수단을 개발한 공학 전문가로,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에서 포트폴리오를 총괄한 경험도 가진 경영과 실무를 겸비한 인물이다. 업계는 창사 이후 최악의 위기 속에서 캘훈이 보잉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보잉은 29일 4분기 실적을 발표, 또 한번 시장에 파문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