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 강세)하며 1200원 선 아래로 내려왔다. 낙폭은 3년여 만에 최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금융 시장을 위협하면서 미국과 일본 등이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0.0원 내린 달러당 1193.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 폭은 2017년 1월 5일(20.1원 하락)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
환율은 8.7원 내린 1205.0원으로 출발한 뒤 하락 폭을 키워나가며 결국 20.0원까지 내려갔다.
환율은 지난달 21일(1209.20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급등해 1200원대에 진입한 이후 전 거래일까지 6거래인 연속 1200원대에 머물렀다.
이날 환율 급락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둔화 우려로 세계 각국의 부양책이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특히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내놓은 긴급 성명에 강한 영향을 받았다. 파월 의장은 연준 홈페이지에 올린 긴급 성명에서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고 우리의 수단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나타난 증시 급락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언급으로 해석됐다. 긴급 성명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해 달러 약세로 이어졌다.
또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 역시 이날 특별담화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일본은행은 향후 동향을 주시하면서 적절한 금융시장 조정과 자산매입 시행을 통해 원활한 자금 공급과 금융시장의 안정 확보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가 올해 이미 최소 3회 이상의 금리 인하를 반영한 상황에서 파월 의장의 긴급 성명은 공격적인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해 추가적인 달러 약세로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