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패닉] ② 전문가진단, 할 수 있는 것 공격적으로 다해야

입력 2020-03-19 17:08 수정 2020-03-1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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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취약 기업 지원..CP시장 안정펀드 조성..가계부채 해소 장기과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증시 현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2만 포인트 아래로 떨어지고, 4~5%대 낙폭을 기록한 유럽 주요국 등 글로벌 증시의 영향으로 1,500선이 무너지며 급락했다.  (연합뉴스)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증시 현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2만 포인트 아래로 떨어지고, 4~5%대 낙폭을 기록한 유럽 주요국 등 글로벌 증시의 영향으로 1,500선이 무너지며 급락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확산)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주식·채권·외환시장 할 것 없이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뾰족한 대책은 없다고 봤다. 다만 할 수 있는 방안은 공격적으로 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궁극적으로는 세계적인 과다부채문제가 코로나19를 계기로 터졌다고 봤다. 국내부문에서 가장 취약한 가계부채 문제를 풀어가는 계기가 돼야한다고 전했다.

◇ 한·미 통화스와프 가장 절실 =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불안심리가 커진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극단적인 현금, 그것도 달러 선호현상이 발생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심리안정과 외국인 자본유출 방지를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계적으로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빠져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고 봤다. A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도 “당국과 한국은행이 내놓고 있는 채권시장안정펀드, 국고채 단순매입, 회사채발행 지원 프로그램(P-CBO) 다 좋지만 제일 중요한 역할은 통화스와프 라인 체결”이라며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일부 외신에서도 미국이 한국과 브라질을 포함한 신흥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위한 물밑 움직임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이주열 총재가 언급한 수준 이상으로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여운을 남겼다. 앞서 16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미 통화스와프는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기축통화국인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상당히 훌륭한 안전판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그 효과라든가 필요성은 익히 잘 알고 있다”고 언급했었다.

◇ 흔들리는 회사채시장, 취약 기업 지원하고 CP 안정펀드도 조성 = 채권시장이 흔들리면서 회사채시장이 취약부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막히면서 기업들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당국이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큰 10조원 이상의 채안펀드를 조성하고, P-CBO 등 대응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상무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1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를 조성키로 한 것은 일단 국내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문제는 코스닥 기업체들이 발행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메자닌채권이다. 라임사태로 문제가 현실화됐었고, 일부 도덕적해이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전제조건을 걸고서라도 지원방안을 강구해 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채안펀드 외에도 기업어음(CP)시장 안정펀드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채권시장 불안에 신용스프레드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기업 디폴트 우려가 굉장히 증가했다. 회사채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만기 90일 내지 120일물이 주류를 이루는 CP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채안펀드 외에도 CP시장 안정화펀드를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미국 연준(Fed)의 CP매입 방식이 어렵다면, 민간에서 펀드를 조성하고, 한은이나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이 신용보강을 하는 방식으로 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중앙은행인 한은에 시장개입 등 보다 적극적인 역할도 주문했다. B증권사 채권본부장과 C생명보험사 자산운용실장은 “호주중앙은행이 월초에 이어 오늘(19일) 또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한은도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할 것 같다. 또,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장기적으로는 부채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상만 상무는 “글로벌 경제가 감당하기 힘든 부채를 일으켰다가 터져 나온 문제”라며 “장기적으로는 과도한 부채를 해결하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특히 기업보다는 가계부채가 잠재적으로 더 큰 불안요소다. 소득과 실업 등이 부채상환 능력과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문제를 풀어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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