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이후 대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선 그룹들의 대다수가 과도한 인수 경쟁에 따른 고가 인수 후 최근 주가 급락 등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재계 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이 2005년 이후 올해 9월말까지 M&A로 경영권이 바뀐 인수대금 1000억원 이상 16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러한 양상이 뚜렸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수 당시 대주주가 지불한 인수금 총액은 14조3556억원이었나 지난달 30일 현재 이들 대주주의 지분 가치 총액은 11조4842억원으로 약 3조원에 가까운 가치가 날라간 가운데 평균 20%의 평가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 16곳중 11곳은 인수 당시보다 지분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실례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해와 올해 6조원을 쏟아부어 각각 32.5%, 55.7%씩의 지분을 인수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경우 현재 지분가치 평가액이 3조5900억에 그쳐 40%의 평가 손실을 기록중이다.
2조4000억원을 들여 S-오일의 지분 24.7%를 인수한 한진그룹도 현재 보유지분 평가액이 2조1185억원으로 11.7%의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말 1조877억원을 들여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지분 43.4%를 인수한 SK그룹도 6414억원 수준으로 41%의 평가손익을 기록 중이다.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 지분 56.98%를 3526억원에 인수한 롯데그룹은 43.5%의 지분평가 손실을, 1조8972억원을 들여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51%를 인수한 두산그룹도 13.7%의 평가손실을 봤다.
이밖에도 LS네트웍스를 인수한 LS그룹이 38%의 신흥증권(현 HMC투자증권)을 인수한 현대차그룹도 30.7%의 지분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우방(현 C&우방)의 지분 52.9%를 인수한 C&그룹의 경우 인수 대금으로 지급한 3359억원의 가치가 지난 225억원에 그쳐 무려 평가손실이 93.3%나 됐다.
반면 M&A 이후 해당 기업의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비상장사를 상장시킴에 따라 이익을 본 경우는 조사대상 16개 상장사 중 5개사였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오토넷을 재인수를 통해 185%의 평가이익을 거뒀다. 농협은 NH투자증권을 인수해 77%, 웅진그룹은 웅진케미칼을 인수해 45%, 유진그룹도 유진증권을 인수해 26%의 평가이익을 기록 중이다.
STX그룹은 지난 2005년 4300억원을 들여 인수한 STX팬오션(옛 범양상선)을 상장시켜 인수대금 대비 189%의 평가 차익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M&A가 된 해당 16개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M&A 이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6개 기업의 인수 시점 시가총액 합계는 25조562억원이었으나 지금은 28조7729억원으로 평균 14.8% 증가했다.
가장 큰 폭으로 시가총액이 늘어난 곳은 LS네트웍스로 인수후 225% 증가했고 휴켐스가 156%, 대한통운과 두산인프라코어가 각각 140%, 유진투자증권이 130%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대우건설 35.7%, 하나로텔레콤 44.9%, 롯데손해보험이 58.7%, NH투자증권 33%, 사조대림도 33.5%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재벌닷컴은 "M&A 이후 해당 기업의 시장가치가 크게 높아졌지만 M&A 당시 치열하고 과도한 인수 경쟁으로 인해 피인수기업의 실제 시장가치 보다 훨씬 높은 거품이 낀 가격으로 회사를 사들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