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앙부처 산하 고위공직자 중 18명가량이 거래정지, 상장폐지 기업에 돈이 묶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 명의 투자보다는 배우자 자산 신고에서 이 같은 사례가 두드러졌다.
30일 이투데이가 정부 중앙부처 산하 고위공직자 683명(교육부 산하 국공립대 소속 제외)의 지난해 말 기준 상장주식 보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가족을 포함한 20여 명이 거래정지, 상장폐지 종목에 투자해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재정을 총괄하는 이정도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은 본인 명의로 훈영의 주식 40주를 보유했다가 지난해 모두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훈영은 2011년 상장 폐지된 종목으로, 40주의 지분가치는 2만원으로 책정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장기윤 원장은 에프티이엔이 주식 120주를 보유하고 있다가 매도했다. 에프티이엔이는 2017년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로 지난해 5월 상장 폐지됐다.
대검찰정 서울고등검찰청 심우정 차장검사는 본인 명의로 제이테크놀로지 60주를 갖고 있다가 지난해 정리매매한 것으로 보인다.
이근섭 방송통신위원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감사는 데코앤이 4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비적정으로 나왔고, 최종 부도상태로 상장 폐지됐다.
문화재청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김영모 총장은 피앤텔 270주를 팔고, 현재 30주 보유하고 있다. 피앤텔은 2018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인의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거래정지 상태다.
공직자 가족들의 피해 사례도 다수다. 국방부 원인철 장성의 장녀는 에이프런티어(구 영인프런티어) 413주를 사들였다. 에이프런티어는 감사범위제한에 따른 의견거절로 거래가 정지됐다. 국방부 박인호 장성의 배우자는 2007년 상장폐지된 엠텍반도체 400주를 지난해 매도했다.
행정안전부 고규창 지방재정경제실장은 배우자, 장녀가 모두 거래정지 주식에 물렸다. 배우자는 바이오빌 201주, 장녀는 에스에프씨 21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 배우자는 2004년 상장폐지된 삼도물산 90주를 갖고 있다. 현재 평가가치는 4만5000원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한국공항공사 김병운 부사장의 배우자는 거래정지된 셀루메드의 주식 3448주를 갖고 있다. 평가액은 2000만원 수준이다. 해양수산부 울산항만공사 고상환 사장의 배우자도 셀루메드 200주에 이어 뉴프라이드 240주, 리드 600주를 신고했다. 공직자 가족 중 가장 많은 거래정지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박준영 기획조정실장 배우자는 2011년 상장폐지된 지노시스템 111주를 갖고 있다. 해양수산부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임준택 회장의 차남은 폴루스바이오팜 1만6065주를 신고했다.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진흥공사 황호선 사장 배우자도 폴루스바이오팜 390주를 갖고 있다. 이어 현재 거래정지 상태인 코오롱티슈진 80주는 매도했는데, 1년간 약 500만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중소기업벤처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봉환 배우자는 1999년 상장 폐지된 대동은행 45주 사들였다.
고위험 투자로 부부가 모두 물린 사례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이기표 아시아문화원 원장은 에스엔텍비엠 1315주, 이 원장 배우자는 내츄럴엔도텍 350주를 보유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거래정지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가스기술공사 박상배 상임감사도 본인 명의로 거래 정지된 미래 SCI 3주를 보유하고 있다. 배우자는 2013년 상장 폐지된 트라이써클 1500주를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