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기존 시각을 바꿔 투자를 추천하는 종목을 늘리고 있다. 종전까지 사지 말라던 종목도 폭락장세에서 과도한 하락으로 가격 매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는 이달 들어 6일까지 투자의견을 종전보다 상향한 기업리포트를 13개 발표했다.
같은 기간 투자의견을 하향한 리포트(10개)보다 많으며, 전달 상향한 리포트(20개)에 조금 못 미친다. 아직 4월이 한참 남아있는 만큼 투자의견을 상향한 리포트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투자의견이 상향된 종목은 네이버, LG, 한온시스템, 아모레G, 이마트, CJENM, CJ, 금호석유, 한전KPS, 두산인프라코어, 한국콜마, 풍산 등 12곳이다.
대체로 기업 전망이 밝아졌다기보다 주가 하락으로 인한 가격 메리트가 생겼다는 게 투자의견 ‘매수’의 주된 이유다.
네이버는 KTB투자증권이 ‘매수(BUY)’였던 투자의견을 더 높은 단계인 ‘적극매수(STRONG BUY)’로 상향 제시했다. 최근 하락장에서 주가는 빠졌지만 목표주가(24만5000원)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상승 여력이 50.3%로 늘었기 때문이다. KTB투자증권은 목표주가가 현 주가보다 50% 이상 높으면 ‘적극매수’를 제시한다.
SK증권은 이마트가 가격 하락으로 인해 역사상 최하단 수준의 주가수익률(PER) 10배를 나타내고 있어 투자의견을 ‘중립’서 ‘매수’로 올렸다.
이밖에 △LG는 주주가치 제고 기대감 △금호석유는 1분기 실적 기대감 △아모레G와 한국콜마 등은 하반기 수익성 개선 가능성 △두산인프라코어는 인프라를 통한 경기부양 가능성 △한전KPS는 배당 성향 확대 등으로 목표주가는 유지하고 투자의견이 ‘매수’로 높아졌다.
반면 나머지는 목표주가는 낮아졌지만 주가가 훨씬 낮은 덕에 ‘매수’ 의견을 받았다.
하이투자증권은 풍산에 대해 목표주가를 기존 2만3000원에서 2만1000원을 낮췄지만 현 주가보다 15% 이상 높다면서 ‘매수’ 의견을 줬다. CJENM과 CJ, 한온시스템도 실적 부진전망에 목표주가는 하향 조정했지만 더 낮아진 주가 덕에 투자의견은 높아진 케이스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CJENM은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전망”이라며 “낮아진 주가에는 방송 광고 업황 침체와 미디어 실적 둔화, 음악 사업 관련 이슈 등이 반영됐지만 외형 성장을 이끌 요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목표주가가 현재 주가보다 어느 수준 이상 높다면 투자의견도 올리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다만 증권사가 제시하는 투자의견이 ‘매수’에 쏠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리포트에 담긴 내용을 해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