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5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막판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다. 민주당은 예고한 대로 본회의를 강행했고, 통합당은 본회의에 불참했다. 21대 국회 원 구성 법정 시한은 지난 8일이었지만 협상이 길어지며 거듭 미뤄졌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난 12일 본회의에서 “15일에는 반드시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날 본회의에선 6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 절차가 진행됐다. 여기에는 여야 협상의 핵심 쟁점이었던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해 기획재정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외교·안보 분야 관련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이 엄포를 놓았던 것처럼 18개 상임위원장 전체를 가져간 것은 아니지만, 원 구성 협상의 핵심 쟁점이었던 법사위를 가져갔다는 점에서 대체로 ‘사실상의 독주’를 강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합당은 민주당을 향해 “일당 독재 시대를 열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 협상이 결렬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상임위 강제 배정, 상임위원장의 여당 단독 선출은 제헌 국회 이래 없었던 일”이라며 “통합당은 더는 거대 여당의 강압적 국회운영에 굴복하지 않겠다. 상호존중이 빠진 그 어떤 협상에도 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제안한 야당 몫의 7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포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여야 협치의 ‘시험대’ 격이었던 원 구성 협상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21대 국회는 출발부터 삐걱거리게 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원구성과 3차 추경 등을 두고도 여야 간 치열한 대치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 임기가 이제 채 2년도 남아 있지 않았다”며 “나라의 미래를 위해 협치로 도와주고 싶지만, 그 마음도 이제 접어야 할 때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장외투쟁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