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고객이 기대하는 것은 자신에게 딱 맞는 개인화된 제품, 서비스와 정보 제공이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체제가 아닌 개인화된 산업 시스템이 이를 뒷받침해야 하며 빅데이터가 활용되어야 한다. 획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거의 개인 소비자 단위로 시장을 세분화하고 상품과 정보가 제때에 제공되어야 한다. 과거의 기업은 고객의 눈높이에 맞게 서비스나 상품의 복잡성이나 정보의 다양성을 낮추었지만, 이제는 그 반대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상품은 표준적인 기준과 보통사람이라는 한 명의 소비자에 맞추어 생산되었다면, 이제 개인의 개성과 특별한 요구를 기업이 반영해 줄 것을 소비자는 요구하고 있다.
표준적인 호텔방은 다양한 위치와 분위기, 가격을 제안하는 에어비앤비 개인사업자의 방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일정한 요금이 책정된 택시는 시간, 합승 여부, 날씨, 교통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요금을 제안하는 우버로, 단지 시간만 보여주는 시계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시계로 대체되고 있다. 최근 깡의 유행에 맞게 즉각 새우깡의 광고 모델이 바뀌며, 110년 전통의 질렛 면도기는 해리스(Harry’s)나 달러쉐이브클럽(Dollar Shave Club)이 내세우는 상품의 압도적인 다양성으로 인해 시장을 잃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만 콘텐츠를 보여주는 공중파는 청중이 원하는시간과 기기에 콘텐츠가 전달되는 넷플릭스(Netflix)로 대체되는 중이다. 아직도 과거 전성시대의 위상만 믿고 있는 기업은 더 이상 동정의 대상이 아니다.
기업은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 몇 가지 과업을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 우선 기업과 소비자와 접점을 분 단위로 파악해 보아야 한다. 특정 브랜드를 구입하기 전에 인터넷에서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매장 내에서도 휴대전화로 상품 정보를 찾아보는 소비자가 50%라고 한다. 따라서 구매에 이르는 고객의 여정에서 언제 어디서 그리고 어떤 정보가 전달되는지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두 번째, 디지털 생태계를 구성해야 한다. 즉, 기업 내 관련 부서와 거래 파트너가 확보하고 있는 정보를 통합하는 조직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신제품 개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 그리고 개인화된 메시지 개발에 있어 일관된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세 번째, 다양한 소스로부터 매우 다양한 정보가 입수되므로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데이터 인프라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빅테이터 분석을 통해 파악된 지침을 실행한다는 것은 개인화된 상품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에 인적 자원이 투입된다면 그 비용은 거의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다. 그래서 AI와 머신러닝의 활용이 필요하며, 그 활용 역량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최근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디지털 댐 구축에 기업들도 상당한 관심을 보일 것이다. 그만큼 필요성이나 참여 동기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부의 디지털 전환 과제에 진실성이 있는지에 의문이 간다. 디지털 시대에서 개인화의 진전이란 한명 한명 소비자의 목소리를 들어주자는 인권의 확장 현상인데, 최근 부동산 정책이나 환경부의 묶음 할인 금지 규제는 반대로 가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또한 유통산업은 인공지능이나 머신러닝이 가장 많이 활용되는 산업이다. 이를 활용할 필요성과 자원이 있는 대형 기업을 규제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디지털 댐에 커다란 구멍을 만드는 거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