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지휘사항을 받아들일지가 6일 결정된다. ‘전문수사자문단(자문단) 절차 중단 수용 및 장관 지휘 위법’이라는 검사장 회의 중론을 따르면 윤 총장에게 남은 카드는 지휘재요청 혹은 이의제기라는 카드가 남아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기획조정부는 이틀 전 열린 고검장ㆍ검사장 회의 의견 취합 결과를 정리해 6일 윤석열 총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윤 총장은 이르면 당일 공식 입장을 정리해 법무부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이 3일 소집한 간부급 회의에서 검사장들은 자문단 심의절차 중단은 받아들이되 더이상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지휘하지 말라는 추 장관의 지시는 부당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검찰 내부에서는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시를 일부 수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윤 총장은 ‘검찰의 독립성’을 핵심 카드로 꺼내 들 가능성이 크다. 검찰 내부에서는 추 장관이 검찰청법 8조를 들어 발동한 수사지휘권이 총장의 검찰사무 총괄지휘감독권을 규정한 12조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장관이 검찰 수사에 구체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잘못된 선례를 남긴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검찰 관계자는 “장관의 지휘권 행사자체는 법률 조항에 근거하는 것이 맞지만 그 내용은 다른 법률조항에 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윤 총장이 더 나아가 검찰청법 제7조 2항을 근거로 이의제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해당 조항의 ‘상급자의 지휘’를 폭넓게 해석하면 수사 지휘에 있어 법무부 장관을 검찰총장의 상급자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 총장이 둘 중 어느 선택을 하든 추 장관은 ‘지시 불수용’이라고 판단할 여지가 크다. 추 장관은 3일 검사장 회의가 열리는 당일과 4일 이틀 연속 ‘지휘권은 철회하지 않을 것, 흔들리지 말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추 장관의 의지가 결연한 만큼 총장에 대한 감찰 개시와 징계라는 ‘결단’을 내릴 수 있다.
이 경우 여권을 중심으로 한 사퇴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윤 총장은 검사장 회의에서 일선 청 지휘부의 신임을 확인받은 만큼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총장직을 내려놓는 순간 더 큰 화살이 윤 총장을 향할 것”이라며 “항명과 부활로 이어온 소신 검사 행보를 이어가지 않겠냐”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