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2분기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유가 하락과 수요 감소로 석유사업이 타격을 받으며 적자를 이어갔다.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지난 1분기보다는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코로나19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7조 1996억 원, 영업손실 4397억 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코로나 19로 인한 유가하락 및 그에 따른 석유제품 판매가격 하락과 판매물량 감소로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35.5%(3조9634억 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석유, 화학 등 전 사업군에 걸쳐 부진한 시황이 지속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국제 유가의 안정으로 재고 관련 손실이 줄어들었고, 중동 원유 공식 판매가격(OSP) 하락 등의 효과가 더해져 직전분기보다는 영업손실을 75%(1조 3355억 원) 개선했다. OSP는 사우디 등 중동국가들이 아시아 지역에 원유를 수출할 때 국제유가 가격에 추가로 붙이는 프리미엄이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매출액은 44.7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에는 각국의 경기 부양책과 글로벌 경기의 점진적 회복으로 석유 수요가 증가하며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업별로는 석유사업은 영업손실 4329억 원을 기록했다. OSP 하락과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효과(Lagging Effect)로 마진이 개선됐고, 재고 관련 손실이 줄어들며 전 분기보다 1조 2031억 원 크게 개선됐다. 래깅효과는 원유 구매시점과 시장 투입시점이 1달 이상 차이나면서 발생하는 가격 차이 효과를 뜻한다.
화학사업은 재고관련 손실이 줄고 연료 가격 하락에 따른 변동비가 줄어들며 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1580억 원 개선되며 682억 원 흑자로 전환됐다.
윤활유사업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기유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원가 하락으로 인한 마진 개선 효과로 전 분기보다 85억 원 증가한 374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수요가 급감하며 매출 물량이 감소하고 복합판매단가가 떨어지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335억 원 줄어든 118억 원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은 신규 가동한 해외 공장들이 조기 안정화하며 판매량이 늘었음에도, 글로벌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일회성 비용의 증가로 인해 전 분기보다 89억 원 늘어난 1138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소재사업에서는 전기차용 분리막 판매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167억 원 늘어난 437억 원을 거뒀다. 이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배터리 시장 성장세가 지속됨에 따라 분리막 수요도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마진 개선에 따라 전분기 대비 영업손실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어려운 환경이 계속되고 있어, SK이노베이션의 딥체인지 방향에 맞게 치열한 체질개선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